 |
기획재정위원회의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여야 ‘공동 전선’으로 주목 받았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대주주 요건과 재정준칙 등을 두고 여야 의원들은 비판은 물론 대안을 쏟아내는 데 집중했다.
여당은 과감한 비전을 내놓으면서도 국민과 시장 눈높이에서 할 말을 다했고 야당은 비판과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고성과 막말, 소모적 논쟁은 자취를 감췄다. 진영 논리에 따라 피감기관장 편에 서서 국감 취지를 무색하게 한 과거와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여야 공동 전선에 피감기관장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핫피플…기재위를 빛낸 의원들
이광재·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각자의 장기를 활용한 ‘정책 국감’으로 주목받았다. 이광재 의원은 1경8000조원에 달하는 금융자산 규모와 흐름이 담긴 ‘금융자산지도’를 펼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혁신기업은 투자 자금을, 국민은 투자 소득을 얻는 선순환 구조와 ‘증시 5000포인트’ 시대를 향한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부동산으로 몰리는 유동자금 흐름을 증시로 돌리겠다는 분명하고 일관된 소신을 국감 질의로 풀어냈다는 평가다.
추경호 의원은 콘텐츠와 전달력, 균형감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질의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추 의원은 관세사시험 유출학원이 간판 교체 후 사실상 영업을 지속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관세청을 당황하게 했다. O2O(Online to Offline·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 연계) 플랫폼 입점업체의 ‘먹튀’ 사태를 지적하고 국세청으로부터 대안을 이끌어낸 것도 추 의원 작품이었다.
박홍근 의원은 차별화된 콘텐츠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국감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유명 유튜버 330명의 수입 내역을 사실상 처음 공개하면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파워 유튜버’ 탈세 우려를 지적했다. 서울 주요 아파트의 등기부등본 1만1155건을 전수조사해 실거주와 주택가격의 상관관계도 밝혀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41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대우조선해양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상생에 힘써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추경호 의원은 콘텐츠와 전달력, 균형감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질의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추 의원은 관세사시험 유출학원이 간판 교체 후 사실상 영업을 지속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관세청을 당황하게 했다. O2O(Online to Offline·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 연계) 플랫폼 입점업체의 ‘먹튀’ 사태를 지적하고 국세청으로부터 대안을 이끌어낸 것도 추 의원 작품이었다.
박홍근 의원은 차별화된 콘텐츠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국감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유명 유튜버 330명의 수입 내역을 사실상 처음 공개하면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파워 유튜버’ 탈세 우려를 지적했다. 서울 주요 아파트의 등기부등본 1만1155건을 전수조사해 실거주와 주택가격의 상관관계도 밝혀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41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대우조선해양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상생에 힘써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
지난 6월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포스트코로나본부가 주최한 그린뉴딜과 탄소제로 스마트 도시 토론회에서 이광재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
◇핫이슈…'대주주 요건' 완화 막아선 여야
이번 기재위 국정감사의 ‘핫이슈’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대주주 요건이었다. 여야는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압박했다.
내년 4월 적용되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대주주 요건 중 종목별 주식 보유액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춘다는 정부 방침이 ‘타깃’이었다. 3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이들과 증시 냉각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고려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기재부 주장은) 주식 3억원 이상 보유 비율이 미미하다는 것인데 실제 (대주주 요건 완화) 조치를 가장 걱정하는 분들이 이번에 증시를 떠받치는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이라며 주식 3억원 이상 보유 투자자 비율이 전체 1.5%에 불과하다는 홍 부총리 설명을 비판했다.
추경호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기재부 의견은 잘 알겠다”면서 “법은 국회에서 제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령 사안을 법 개정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다. 결국 홍 부총리는 국감 직후인 이달 3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대주주 요건 완화 방침을 유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국민의힘-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가 2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비지니스룸에서 열린 가운데 추경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GOOD…재정준칙 논란에 여야 ‘따로 또 같이’
국감 전 기재부가 발표한 재정준칙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5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3%를 기준으로 한 재정준칙을 발표했다. 적용 시점은 2025년이다.
여야는 정쟁을 떠나 각 진영의 입장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국감장에서 정부 정책이 여야 간 소모적 논쟁으로 번졌던 낡은 관행과 결별했다는 평가다.
여당은 대체로 재정준칙 발표 시기와 재정 운영의 경직성을 문제 삼았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재정준칙 도입이 결과적으로 의도와 달리 상당한 오해와 불필요한 정치 논쟁으로 번지는 게 현실”이라며 “이 시기에 꼭 스스로 논쟁을 촉발할 필요가 있었나”라고 질타했다.
야당은 실효성에 주목했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조몰락 거리다가 해괴망측한 괴물을 만들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당초 지난 8월까지 재정준칙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달 5일에서야 최종안을 발표했다.
 |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 북구 오룡동 정부광주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목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300어록…“해봤다”는 양향자, “안해봤다”는 피감기관장들
양향자 민주당 의원은 국감 기간 ‘위트’ 있는 질의로 화제를 모았다. 양 의원은 홍 부총리에 “대주주 판단 기준을 3억원 이상으로 고집하는 이유를 말해달라”며 “(특정종목) 10억원 이상 보유 대주주 요건에 맞아서 세금 3억원을 냈던 사람으로서 얼마나 불편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21대 총선 당선 직후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본인과 배우자가 보유한 15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했다. 약 3억원의 양도소득세도 냈다.
피감기관장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홍 부총리는 주식 투자 경험을 묻는 양 의원 질의에 “없다”고 답하면서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양 의원은 “국민 3분의 1이 주식 투자를 한다”며 “그분들을 어떻게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투기가 아닌 투자로 보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석환 관세청장도 양 의원을 피할 수 없었다. 노 청장은 양 의원 질의에 “‘직구’(해외물품 직접구매)는 해본적 없다”고 밝혔다. 해외 직구 및 역직구 거래는 언택트(비대면) 시대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주목받는다.
 |
지난달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베스트클릭
- 1추경호 "코인 세금 2년 미뤄야…투자자 납득할 과세제도 마련"
- 2군 정찰위성 3호, 성탄절 전 쏜다…머스크 '스페이스X'가 '우주 배송'
- 3한동훈 "민주당, 코인 과세?…800만 투자자·청년과 싸우겠단 것"
- 4국회로 옮겨붙은 '동덕여대 사태'...교육부 "학교 차원서 대책 수립 중"
- 5한동훈도 당했다...한 해 24명 목숨 앗아간 길 위의 무법자 '킥라니'
- 6윤 대통령 통역요원 G20서 몸싸움?…"브라질 측 착오, 사과 받았다"
- 7이재명 '법정구속' 띄우는 한동훈…내달부턴 '민생정책 드라이브'
- 8홍준표, '이재명 1심 중형'에 "일말의 정치적 고려 없는 사법적 판단"
- 9감기약 넣은 대북풍선에 막말 쏟아낸 김여정…"혐오스러운 잡종 개XX들"
- 10"변호인단 구성 검토"…민주당, '이재명 유죄' 당차원서 대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