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경찰의 지난 개천절 집회 대응과 관련해 "537대의 버스를 동원해 광화문 광장 등을 막은 것은 과잉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경찰이 침해의 최소성을 지키지 않았다고 짚었다. 서 의원은 "경찰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차벽을 설치했기 때문에 침해의 최소성을 지켰다고 했으나 그 많은 차량으로 차벽을 세우려면 2~3시간 전부터 움직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도 "이순신 장군께서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1000명을 지킨다'고 했는데 경찰 1명이 길목을 비키면 국민 1000명이 집회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21조를 들어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조항에는 유보 조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헌법 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돼 있고 법률 유보조항은 없다"고 했다. 또 "21조 2항은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며 차벽을 이용한 집회 통제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차벽 발언을 김 청장에게 일종의 퀴즈로 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인터넷에 '민주주의가 정부의 반헌법적 경찰차벽에 의해 가로막혔다. 국민은 차벽으로 막을 게 아니라 국민의 절규를 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이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김 청장은 잠시 뜸을 들이고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 말은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은 개천절 집회 때 경찰의 통제가 코로나19(COVID-19) 방역의 효과가 있었다며 한글날 집회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화문 집회 때문에 전 국민이 걱정 했다"며 "과잉대응이다, 안전 보장을 위한 적절한 대책이다 양론이 있었지만 (경찰이 통제한) 개천절 집회 이후 폭증은 없었다"고 짚었다.

한 의원은 "내일도 집회가 있는데 경찰이 국민의 안전권과 생명권을 보장한다는 사명으로 코로나 일선에서 역할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차벽 갈등 속에서도 빛난 정책과 현안 질의도 있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테슬라 한국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오토파일럿을 무력화 시키는 불법 추 등 이른바 '헬퍼'(helper) 장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의원은 미국에서는 규제되고 있는 헬퍼가 한국에서는 규제되고 있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해 테슬라 대표와 경찰청장으로부터 "개선을 위해 협의하겠다"는 답변을 끌어 냈다. 권 의원은 증인에게도 차분한 논리로 설득하고 매너를 지키는 모습도 보였다.

여당에서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주 의붓딸 살해사건'과 '영광 여고생 사망 사건'에서의 경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해 청장으로부터 사과와 재수사 메시지를 이끌어냈다.

다만 이날 마지막 질의에 나선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마지막 질문으로 경찰청장에게 "그래서 내일 차벽 설치합니까"라고 국감장에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서영교 행정위원장은 공정한 시간 배분과 발언 기회를 주며 안정적으로 진행했다. 권 의원은 "꼭 사채쓰는 것 같다"고 표현했고 서 위원장은 "2분만 땡겨드리겠다"는 유머로 국감장의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 첫 데뷔한 김창룡 경찰청장은 의원들의 질의를 메모하는 등 경청했다. 그러면서도 경찰 수장으로서의 소신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