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슈퍼예산인데…" 4차 추경 불 지피는 정치권

[the300]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박광온 최고위원이 지난 6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정부와 여당이 수해 복구를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논의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예비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를 고려했다. 이례적으로 야당 지도부에서도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차 추경을 편성한 지 한달여 밖에 되지 않은 점은 정부·여당에겐 부담이다. 재정당국이 내년도 본예산 편성에 돌입한 점도 4차 추경의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박광온 "남은 예비비 2조원…추경, 선제적 검토해야"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긴급 고위당정협의 개최를 예고하며 “재난 예비비가 2조원 정도 있는데 이것으로 (수해 복구 지원에) 우선 대응하되 추이를 보며 추경까지 검토하는 문제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4차 추경 등을 논의하는 긴급 고위당정협의는 오는 12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매주 일요일에 가졌던 고위당정협의는 휴가기간 열지 않기로 했으나 사안 심각성 등을 고려해 긴급소집됐다. 구체적인 날짜는 당과 총리실이 협의 중이다.

일부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은 수해 복구에 ‘쓸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예비비로 (수해) 응급 복구가 어렵다면 국회가 선제적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검토하고 정부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남은 예비비가 2조원 정도 수준”고 밝혔다.

이어 “2002년 태풍 때 4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2006년 태풍 때는 2조2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해 전액 피해복구에 투입했던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전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불가피하게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며 “피해가 큰 몇 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쓸 수 있는 예비비 정도로는 대처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 의원은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를 고려해서라도 4차 추경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3차 추경 규모인) 35조원 중 부족한 세수를 메우는 데 약 10조원을 쓰고 기존 세출을 구조 조정해 약 10조원을 마련했기 때문에 순증 세출은 약 15조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돈 많이 써서 남은 게 없다…추경 불가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재정 건전성을 중시했던 야당 지도부도 힘을 보탠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돈을 많이 써서 예산이 남은 게 없다”며 “수해 규모가 너무 커서 충당하려면 추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수해는 기존 재해 예산과 대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해진 이상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정치권에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순수한 재해 복구와 국민 피해 지원을 위한 추경이라면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이용호 무소속 의원 역시 지역구인 남원·임실·순창의 수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4차 추경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3차례' 추경, 불어난 지출 규모 "안 그래도 슈퍼 예산인데…"


이같은 논의가 실제 4차 추경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앞선 3차례 추경으로 인해 불어난 총지출 규모는 여당에겐 부담으로 다가온다.

앞선 3차례 추경 결과 올해 총지출은 546조9000억원 규모로 당초 본예산 대비 6.8% 늘어났다.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올해 최종 지출액과 유사한 수준으로만 편성해도 ‘슈퍼 예산’은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한국판 뉴딜 사업 등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은 고민을 더한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중으로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본예산안 편성 작업을 마무리하는 점도 4차 추경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 공간을 좁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4차 추경에 대해 “정부 측과 협의해봐야 한다. 판단이나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피해 규모 (파악이) 진행 중”이라며 “더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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