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사진=뉴스1 |
손 떨며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한 윤희숙…호평 이어져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해 5분간 임차인에 임대료 부담 전가, 저금리 시대의 전세제도 소멸 가속화, 매물 감소에 따른 전세대란 촉발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다. 제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제가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을 반대하느냐, 절대 찬성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정부가 부담을 해야 한다. 임대인에게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대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며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삶을 좌지우지 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최대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이지 점검해야 하는데 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를) 고려도 하지 않고 법을 달랑 만드냐"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연설 중간중간 손과 몸을 떨 정도로 진정을 다 해 발언에 임했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보는 이들에게 전달됐고, 같은 당 의원과 여론의 공감을 샀다. 칭찬에 인색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원 연설 관련 기사를 첨부하고 "이제야 제대로 한다"며 호평했다.
윤희숙이 '청량감' 줬지만…색깔론 또 꺼내든 통합당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초선인 윤 의원의 발언이 주목받은 이유는 '청량감'에 있다. 고성과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던 통합당이 모처럼 다른 모습을 보여서다.
통합당은 21대 국회에서도 이념 공세를 펼치며 낡은 투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임대차 3법을 '공산주의법'이라고 비판하고, 여권이 부동산 관련 입법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서는 '의회독재' '입법 독재'라며 독재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윤 의원의 발언은 이런 통합당의 모습과 달랐다. "나는 임차인"이라고 밝히며 국민들과 같은 처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 공감을 샀고, 부동산 법안의 허점을 논리정연하게 파고들었다. '독재' '공산주의' 등 단어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윤 의원이 5분 발언으로 여론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문제는 통합당이 '윤희숙 효과'를 얼마나 오래 가져갈 수 있느냐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윤 의원 발언 후 불과 사흘 만에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공산주의'에 빗대며 색깔론을 또 꺼내 들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합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언행, 전략과 비전 없는 낡은 사고를 반복하면서 희망을 잃고 있다. 그동안 '독재' '빨갱이' 등을 언급하며 70~80년대 투쟁 스타일을 반복해왔다. 그런 와중에 윤 의원이 구체적인 발언에 나서며 눈에 띄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통합당은 야당으로서 비판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책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며 "현실을 진단하고 정부·여당의 허점을 지적해내고 대안을 만들어내 국민에게 '이제 통합당이 제대로 일한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대안 제시 외에는 통합당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2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 3'더 내고 더 받자' 연금개혁안에…2030세대 여론은 '의외의 반전'
- 4[속보]野, 민주유공자법·가맹사업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단독 의결
- 5[기자수첩] 준비되지 않은 전쟁의 대가
- 6野 독주로 본회의 직행한 '민주유공자 예우법·가맹점 단체교섭법'
- 7합참 차장, 16년 만에 '별 4개'가 맡는다…육사 출신 강호필 진급
- 8트럼프 리스크 대비?…한미 23일부터 사흘간 '방위비' 협상
- 9"사람 없어 못 싸울 판" 군 인력난…이러다간 조직력 붕괴? 섬뜩한 경고
- 10[단독]장교 인기도 떨어지는데…육군 부사관, 모집계획 반도 못 채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