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니 간사 못 맡는다고?" 파행으로 얼룩진 국토위

[the300]

진선미 국회 국토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사진=뉴스1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8일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집단퇴장한 가운데서도 부동산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여야 국토위원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였지만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고, 결국 파행을 빚었다. 

이날 오전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통합당 의원들은 개의 직후 진선미 국토위원장과 여당 위원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송석준 통합당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을 뺏어가는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국토위를 이렇게 진행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대낮에 벌어지고 있다. 위원장이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진 위원장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이 있었지만 정상적인 운영이 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죄송하단 말씀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힌 후 회의를 진행했다. 

이어 첫 안건인 간사 선임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몫 간사로 내정된 이헌승 의원의 간사직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문 의원은 "2014년 부동산3법을 통과시키고, 이를 통해 대단한 시세차익을 얻은 의원들이 국토위원 중에 있다. 그중 한 분이 이헌승 의원"이라며 "주택과 관련한 여러 가지 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간사라는 중책을 이 의원이 맡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의 지적에 이 의원은 "그런 관점에서 따지면 강남 3구 살고 있는 공무원들은 공무에서 손을 떼야 한다. 제가 강남 산다는 이유로 간사를 못 맡는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저는 투기를 한 게 아니고 살던 집이 재개발 돼서 새집이 필요해 장만한 거다. 그걸 투기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문 의원은 이 의원의 간사 선임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이 의원의 간사 선임건을 합의 처리했다. 
미래통합당 이헌승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 상정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간사 선임을 두고 부딪힌 여야는 의사일정 순서를 놓고 다시 한번 충돌했다. 통합당은 국토부 등 소관 부처의 업무 보고 후에 법안 심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민주당은 부동산 대책 후속입법이 시급하다며 법안 상정을 먼저 할 것을 주장했다. 

여야 간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간사 간 합의를 위해 국토위 정회가 선포됐다. 회의는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과 야당 간사인 이 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속개됐다. 그러던 중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비서실 직원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회의는 또 한 번 정회됐다. 

이날 오후 2시쯤 회의가 속개됐지만, 민주당이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개정안 등 2건의 법안의 추가 상정을 제안하고 표결에 들어가면서 여야 갈등이 고조됐다. 추가 상정에 대한 기립표결이 진행되자 통합당 의원들은 "불공정한 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며 집단 퇴장했다. 

통합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떠났지만 회의는 정회 없이 진행됐다. 이후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신고제의 도입 근거가 되는 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안을 비롯해 주택법 개정안,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 등 부동산 법안들이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 

이에 대해 국토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역사상 이런 일방적인 의회 독재는 경험한 적 없다. 민주당은 여야 협의 없이 강행하는 의사일정과 법안상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소관 부처의 업무보고는 통합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진 위원장은 "통합당 측 협의가 이뤄져야 함께 업무 보고를 받을 수 있게 될 것 같다. 명확한 일정이 확정되면 따로 공지하겠다. 국토부 측은 내일이라도 업무보고를 하게 될 것을 예상하고 준비를 해달라"고 알렸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