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청문회' 같았던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the300]김창룡 "박원순 성추행 의혹 '공소권없음'"..."靑 보고 문제없다"(종합)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사진=뉴스1


박원순 없는 박원순 청문회


박원순 없는 박원순 청문회였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과 피소 사실 유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를 묻는 질의가 쏟아졌다.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 있으나, 일각에서는 국민적 의혹이 있는 만큼 경찰차원의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야는 의견을 따로 하지 않았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관 수사를 성실히 하면 어느정도 (성추행 의혹 사건의) 진실을 아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것이 국민의 생각"이라며 "'공소권 없음' 처리 외 다른 수사 방법은 없느냐"고 질의했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도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야당에서는 경찰의 수사의지를 강도 높게 언급하며 성추행 의혹 사건 수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공소시효 만료 후에도 진실이 규명됐던 사건으로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이영호군 유괴사건'을 꼽으며 재차 김 후보자의 수사의지를 강조했다.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도 "성폭력처벌법으로 박 전 시장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며 "사안이 중하다. 통신영장 등 강제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고 재차 힘줘 물었다.

김 후보자는 그러나 "'공소권없음'으로 종결 처리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수사 가능성을 차단했다. 그는 "실체적 진실 규명은 중요하다"면서도 "경찰의 역할과 법령과 규정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靑 보고에 與 "원칙 따른 것" 野 "부적절"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 전 시장의 피소사실이 청와대에 보고된 사안에서는 여야 의원 질의에 온도차를 보였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서울시장은 국무회의 배석 대상이고 고위공직자"라며 "(박 전 시장의) 비위문제는 국정운영체계에 따라 당연히 청와대에 보고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냐"며 청와대 보고가 원칙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김후보자는 "정부조직법상 보고하는 것으로 안다"며 법과 규정에 따른 보고였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고위공직자 비위 보고를 받지만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 보고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후보자가 청와대 보고가 정부조직법을 근거로 했다고 한 의원 질문에 답했는데, 서울시장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아니다"고 했다.

정부조직법 제11조 제1항이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서 법령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음을 들어 지적한 것이다. 박 의원은 "청와대 보고가 법과 규칙에 따른 것이 맞느냐"고 재차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법과 원칙에 따르고 있다"며 "외부(청와대) 보고에 대해서는 향후 규칙 재정 등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박 전 시장 관련 송곳질의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나왔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잇단 광역단체장의 성추행에 참혹하고 부끄러운 심정"이라며 "피소사실 유출에 대해서는 경찰의 자체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 보고와 관련해서도 경찰범죄수사규칙 따른 것임은 인정하면서도 "청와대 보고를 경찰 (자체 판단으로) 선별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지적을 고려해 규칙 제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생애 가장 기쁜 일, 文 당선 아니냐"


문재인 대통령/사진=뉴스1
코드인사 의혹도 다뤄졌다.

김 후보자는 지난 6월 경찰청장에 내정되면서 문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주목받았다. 노무현 대통령 정부 시절 김 후보자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산하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는데, 문 대통령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맡은 시기와 겹친다.

서범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대통령 찬스로 승승장구 한 것 아니냐"며 김 후보자에 대한 '낙하산 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저는 업무만 했지 인사 관련 부탁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대답중 잠긴 목을 가다듬기도 했다. 그는 "국민 염원에 맞게 경찰 개혁을 마무리하고, 경찰 업무를 국민의 관점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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