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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준비중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의 마당에서 기념식을 갖고, 김정숙 여사 등과 함께 건물 안으로 이동했다.
자신도 고문피해자인 유동우 관리소장이 안내하며 처음 설명한 것은 육중한 철문. 방호문까지 2중의 문은 여닫을 때 큰 소리가 나고, 끌려온 사람은 눈을 갈니 상태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유 소장은 "연행되어 오는 사람들이 5층 조사실 안에 들어갈 때까지 모든 게 철문으로 되어 있어서 마찰음과 그 굉음이 눈을 가린 상태에서 들으면 아주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일행은 가파른 철제 나선형 계단을 보며 설명을 듣고, 승강기를 타고 5층으로 이동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 스님이 직접 받았던 고문 피해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왼손으로 욕조를 짚은 채 이를 들으면서 "(욕조) 이 자체가 그냥 처음부터 공포감이 딱 오는 것"이라며 "물고문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철저하게 고립감 속에서 여러 가지 무너뜨려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선 스님이 설명을 마치자 "그래도 경찰에서 이곳을 민주인권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내놓은 것도 큰 용기"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설명을 듣다 천장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509호 밖으로 나오면서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이 장소를 민주인권 기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해 주시고, 또 어제는 공개적으로 사과 말씀도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곳을 경찰의 역사(공간으로) 지정해가지고 새로 경찰이 된 모든 사람들이 반성하고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를 현직 대통령이 찾은 건 처음이다.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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