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이낙연, 스타일과 리더십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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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계는 선거에 맞춰 돌아간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총선거 등 국가 이벤트뿐 아니다.

당 대표 선거, 원내대표 선거, 시·도당 위원장 선거…. 정당의 호흡도 선거에 따른다.

정치인은 선거에 맞춰 몸을 만든다. 때론 나서는, 때론 물러서는 판단을 내린다. 결과가 제일 중요하지만 과정도 못지않다. 근육을 키우며 단련된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5선의 국회의원 이낙연이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2020년 8월 당권, 2022년 3월 대권의 일정표다. 4·13 총선부터 따지면 2년의 최단 프로젝트다.

언뜻 급하게 보이는데 현실 시간표가 그렇게 짜여 있기에 어쩔 수 없다. 진퇴의 결정은 전적으로 정치인의 몫이다.

물론 그의 당 대표직 도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권 도전이 대권 가도에 유리할지, 민주당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될지 등을 두고 갑론을박이 적잖다.

찬반 모두 그럴 듯 하다. 특유의 신중한 스타일 속 본인은 극도로 말을 아낀다. ‘결정’은 했다. 지난달말 측근을 통해 당권 도전 의지가 흘러나온 뒤 부인하지 않는 우회 방식으로 공식화했다.

잠시 ‘조기 과열론’이 불거졌지만 금세 잦아들었다. 현실적으로 이낙연의 도전과 결정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당 안팎에선 이낙연의 당권 도전에 대한 거부감이 적잖았다.

코로나19 국면 속 ‘당권 경쟁 과열’ ‘대선 전초전’ 등의 수식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낙연은 이런 우려를 제기하는 의원들에게 직접 반박하는 설명을 했다고 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낙연 의원이) 결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결정하지 않는’ 위기를 넘었다는 의미에서다.

실제 나쁜 결정보다 나쁜 게 결정을 내리지 않는 무(無)결정이다. 결정이 내려지면 옳든 그르든 책임지면 된다. 반면 무결정은 혼란, 갈등, 대립을 만든다.

그의 결정이 알려진 뒤 김부겸이 등장하는 등 구도가 짜여지는 것만 봐도 소모를 막는 효과가 있다. 결정 내용을 떠나 결정 자체는 평가받을 만 하다.

다만 미온적 행보는 문제다. 결정을 당당하게 말하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이낙연측은 꼼꼼하고 안정적인 스타일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뒤에서 무엇인가 도모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결정을 말하지 않는 것은 ‘꼼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추대론’ ‘당헌당규 개정설’ 등이 흘러나오며 ‘결정’의 진정성을 훼손한다. 본인의 입이 아닌 ‘전언(傳言)’이 메시지를 대체하면 진의가 왜곡된다.

그의 당권 도전 이유는 분명하다. 대권으로 가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다. 당내 입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세를 키우지 않고는 한계가 있다. ‘여론조사 1위’는 모래성과 같다. 코로나 위기 국면 속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선택은 명분도 있다.

결정했다면 당당히 말해야 한다. ‘당권·대권 분리’에 대해, ‘7개월 당 대표’에 대해 직접 설명해야 한다. 자세할 필요는 없다. 안정·완벽·디테일이 이낙연 스타일이라지만 ‘완벽’하게, ‘디테일’을 챙기는 것은 ‘스타일’일 뿐 ‘리더십’이 될 수 없다.

앞으론 차기 대권 1위 주자답게 굵직한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 때론 실수하고 좌절할 수 있다. 지지율을 깎아 먹을 수도 있다. 그 과정도 소중하다.

이미 이천 화재 현장을 다녀와서 ‘현재 관련 보직에 있지 않다’라는 발언이 비판의 화살을 맞았다. 소신 발언을 쏟아내도 예전같은 반향이 없다. 달라진 언론 환경 속 적응하며 ‘짜증’도 삭여야 한다.

당내 당권 경쟁은 물론 야당의 김종인과 의제 설정 전투도 벌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기본소득 관련 발언은 아쉽다. ‘참전’이 아닌 ‘심판’ 선언처럼 읽히기 때문이다.

‘안정적 관리’는 총리 리더십, 2인자의 캐릭터일 뿐이다. ‘결정’했다면 1인자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심플하게 성큼성큼 걷자. 1인자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 이낙연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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