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띤 메신저 김여정, 왜 대남 적대정책 선봉 됐나

[the300]런치리포트: 北, 남북채널 단절- 김여정, 전면 등장

해당 기사는 2020-06-1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뒤쪽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보이고 있다. 2019.10.1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이번에도 김여정이다. 하지만 다른 김여정이다. 

북한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삐라) 활동을 빌미로 9일 남북간 직통 통신연락선을 끊는 행동에 나섰다. '삐라 국면'에 방아쇠를 당긴게 김여정 노동당 제1 부부장이다. 

그는 지난 4일 대북전단을 강력비난하는 노동신문 담화를 본인 명의로 냈다. 백두혈통이라는 공고한 '위상'을 바탕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행위까지 분담하는 '역할'에 나선 것이다. 

대남 비난의 선봉으로 '변신'한 것도 눈에 띈다. 2018년 남북 화해무드 때 오빠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 가교로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이후 남북 교착상태 중에도 김여정의 존재감은 상승세다. 지난해 10월 백마를 탄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등반 수행은 극적인 장면이다. 올들어서도 김 위원장 밀착수행은 여전한 가운데, 단순한 수행자를 넘어 최고지도부의 일원에 이름을 올렸다.

통일부가 해마다 발간하는 '북한 주요인물정보'에도 그의 경력은 △지난해 3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지난 4월 당 정치국 후보위원 재진입 등이 추가됐다. 

김여정은 이처럼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대남 비난 담화에 나섰다. 북한으로선 절묘한 카드다. 우선 김여정의 활동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김여정의 대남 비난에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뜻이 담긴 셈이다. 

반면 '파국'까지는 이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줄타기이기도 하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과 인간적 교감과 신뢰, 스킨십을 가져온 걸로 안팎에 선전해왔다. 이제와서 김 위원장이 직접 한국 정부나 문 대통령을 비난할 경우 남북관계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악화 국면에 드는 신호가 된다. 

두 남매의 역할분담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북한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했는데 조선중앙통신은 자립경제 등 인민생활 개선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대남메시지는 다루지 않았다. 자신은 경제 등 북한 내부 결속 메시지에, 김여정은 대남 메시지로 분리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김여정의 등장은 우리측에 일종의 '충격'을 주는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2018~2019년 대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2018년 특사 자격으로 서울에 왔을 때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따로 식사를 할 정도로 스킨십을 가졌다. 

그런 김 부부장이 돌연 대남 공격수로 나서 거칠게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있다. 게다가 9일 북한은 청와대와 직통라인 즉 핫라인도 끊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참전'을 끌어내 대남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파주=뉴시스】김진아 기자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고 이희호 여사 조화를 전달 받기 위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6.12. (사진=통일부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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