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이사 주주가 직접 해임"…민주당 상법 개정안 재추진

[the300]177석 '슈퍼여당'된 민주당…김태년 의원은 정책위의장→원내대표 '격상'

해당 기사는 2020-06-03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박용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 ‘박용진 의원 발의예정 상법 개정안을 중심으로’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0.06.02. bluesoda@newsis.com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시작 나흘만에 공정경제 실현을 위한 상법 개정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가 상법 개정 노력에 합의까지 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정책위의장이던 김태년 의원은 원내대표가 됐다. 김 원내대표는 2018년 당시 "반드시 상법 개정안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 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에 대한 경제계 일각의 우려 목소리도 있지만 기업지배구조 투명성강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말로 상법 개정을 강력히 추진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177석의 '거대 여당'으로 강력한 힘을 쥐고 있다. 

◇당정 "경제민주화는 국정과제"…21대 국회 통과 의지 = 선봉에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섰다. '1호 법안'으로 상법 개정안 대표발의를 예고한 박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사실상 상법 개정안 공청회 성격의 행사다. 

박 의원은 "경제민주화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라며 "국민을 위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경제 정의 구현의 문제가 아니라 민생과 직결됐다. 한국경제의 틀을 바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며 "대기업의 지배구조때문에 우리 국가경쟁력이 저평가되고 있고 배당에 인색하다보니 글로벌 자본의 장기 투자가 마련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도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주장했던 분"이라며 "야당에서도 상법개정안에 대해 분명한 의지를 보여준다면 대한민국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뉴스1

토론회에 참석한 김태년 원내대표도 축사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우리 정부는 기업지배구조개선을 국정과제로 삼고 국정상설협의체 합의문에도 내용을 넣었지만 안타깝게 20대 국회에선 법사위 논의도 못해보고 폐기됐다. 이유는 (대기업) 당사자들의 반대와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반대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판 뉴딜 과감히 추진하기 위한 규제 개혁을 하는 동시에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성과 한국경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제민주화를 둘 다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불참했지만 서면 축사로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추 장관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을 지나 새로운 성장과 번영의 숲으로 가기 위해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재벌개혁은 필수과제"라고 강조했고, 조 위원장도 "공정위는 유관부처로서 소유지배구조 시장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지주회사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에 계류된 상법 개정안에는 주주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다중대표소송제와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세부내용에 대한 이견은 존재하지만 대체적으로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필요성이 인정돼 온 것들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박용진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 ‘박용진 의원 발의예정 상법 개정안을 중심으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6.02. bluesoda@newsis.com

◇주주권익 강화…상법 개정안 주요 내용은?=상법 개정안은 주주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를 새롭게 도입하는게 골자다. 

주요 내용은 △다중대표소송제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가능)△집중투표제(등기이사 선임 시 의결권 전부를 후보 1인에게 몰아줌)△감사위원 분리선출제 △전자투표 의무화 등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이른바 '경제민주화 상법'은 9개였다. 대표적인 안건이 20대 국회 출범 초기 2016년 발의된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발의안이다. 공동발의에 민주당·(당시)국민의당·정의당 의원 121명이 발의에 동참했다. 

박정 의원과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잇달아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 포함한 상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적용 자회사, 소송권 부여 대상 주주 범위 등에서 조금 씩 차이가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같은 세부사항을 두고 쟁점을 좁히지 못했다. 정부는 다중대표소송제를 모회사의 출자비율 50% 이상 자회사에 도입하자고 국회에 제안했다. 

법무부는 △총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와 사외이사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출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등 회계감사 투명화 방안도 제시했다. 주주총회의 의결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주주 참여권을 강화하자고도 제언했다.

국회 흐름도 형성됐다. 2019년 2월 당시 여야4당 원내대표 회동으로 '2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상법 개정의 전향적 검토'를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사위 야당 간사였던 김진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강력히 제동을 걸면서 통과가 무산됐다. 김 전 의원은 "기업을 옥죄고 규제하는 것만 자꾸 나오는데 (경영진에) 그 반대 측면의 무기도 줘야 한다"며 법안 통과를 저지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뉴스1

박 의원은 21대 국회 시작과 함께 그간의 논의를 총 망라한 상법개정안을 발의한다. 이날 토론회에선 한 발 더 나아가 상장 대기업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1주만 가진 주주도 소송을 제기해 이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주대표 소송 단독주주권화, 전자ㆍ서면투표제 의무화ㆍ노동이사제 도입 등도 언급됐다.

한편 재계에서는 상법개정안 통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토론회가 열린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객석이 꽉 찼다. 가장 뒷자리 3열은 대기업그룹과 계열사 국회 담당 직원들이 채웠다. 어림잡아 20명이 넘는 '대관' 직원들이 토론회장에 끝까지 남아있었다. 

재계10대 기업에 속하는 글로벌기업 대관 담당자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상황이 안좋다. 청와대와 정부가 기업에 활력과 투자 시그널을 주겠다고 하는 와중에 국회에서는 기업들을 더욱 위축시키는 법안을 무리하게 처리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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