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상법개정안' 추진하는 與, 김종인의 선택은?

[the300]

해당 기사는 2020-06-03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21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화두로 재벌 개혁에 나선다. 지지부진했던 상법 개정도 속도를 낸다. 재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여권은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개혁 과제를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다.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당은 여당이 주장하는 상법 개정안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이었지만 통합당 내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통합당의 대표격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경제민주화 전도사' 김종인 위원장이 맡으면서다. 




'주주권리 강화' 움직임에…재계 "경영권 위협 우려"


2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 박 의원은 20대 국회서 폐기된 상법 개정안에는 없었던 이사해임 건의제를 새롭게 꺼냈다. 

부적격자가 이사가 됐을 경우 주주가 해임을 건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상법 개정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인이 횡령·배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뒤 재판 중 또는 형 확정 후 집행유예 기간 중 이사직을 유지할 수 없다.

이전에 발의됐다가 폐기된 다중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도 담는다. 이날 토론회에선 1주만 가진 주주도 소송을 제기해 이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주대표 소송 단독주주권화, 노동이사제 도입 등도 안건으로 올랐다.

재계에선 여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려가 크다.  핵심은 경영권 위협 우려다. 정부는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지만 기업들로서는 자칫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어 이를 방어하는데 불필요한 자금과 역량을 써야 한다고 걱정한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이 도입되면 외국계 자본 등이 합세해 감사위원을 세운 뒤 경영 간섭에 나설 수 있다는 식이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에 소송을 낼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나 이사 선출에서 1명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도 경영권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종인의 상법개정안' 여당 주도에 분위기 바뀌나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 2016년 민주당 비대위 대표, 그리고 2020년 통합당 비대위원장.

김 위원장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오갔지만 '경제민주화' 이미지는 지켜왔다. 상법 개정안 논의는 보수 야당의 수장이 된 김 위원장이 평생 꾸준히 주장해온 메시지를 177석 거대 의석을 가진 여권이 내는 셈이다.

4·15 총선에서 통합당이 참패한 뒤 취임한 김 위원장의 첫 메시지는 '정책을 선도하는 진취적인 정당'이다. 보수든 진보든 중도든 정치색에 얽매이지 않고 '경제정책' 분야에서 통합당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국회에서는 상법 개정안 논의가 과거와는 달라질 것이라 예상되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과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지내던 시절인 2016년 7월 기업 총수 견제기능 강화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종인 안'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집중투표제 의무화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 선임절차 분리 △전자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여당이 준비중인 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권은 김 위원장이 과거 상법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법안 논의를 촉구하며 압박한다. 또 김 위원장이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 시절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내세운 상법 개정안도 같은 내용이라고 몰아붙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김 비대위 대표 시절 민주당 경제민주화 개혁특위에서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완성돼서 당론으로 채택됐다"며 "법안 내용은 박근혜 정부에서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법무부장관 명의로 국무회의에 제출된 것과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통합당에서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했던 법"이라며 "그런데도 20대 국회에서 (법안 논의에) 진전을 보이지 못한 아픔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이상훈 참여연대 변호사는 노동자 추천 이사제와 관련 "(김 위원장이 발의했던 법안은) 노동조합 등 근로자 대표가 추천하는 인사를 주주 총회에서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강제한 형태인 반면 본 법안(박 의원 대표발의)에서는 우리사주 조합의 추천권만을 보장하는 형태라는 것이 큰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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