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시재정' 배경은…"지금 투입해야 채무악화 막는다"

[the300]위기극복 후 재정건전성 관리도 노력


'방역전쟁' 다음은 '재정전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확장 정책을 펴기로 했다. 

내년까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한 건 6월 3차 추경뿐 아니라 내년도 본예산도 역대급 규모일 것임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후에는 중장기적 재정건전성 관리노력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5.25. dahora83@newsis.com



◇4번째 회의, 확장→전시재정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대통령이 주재,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재정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기구다. 2004년 첫 회의를 열어 올해로 17번째, 문 대통령 임기중 네 번째 회의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과 경제관련 대통령 직속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및 더불어민주당 핵심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선제적 적극적인 재정확대로 경제의 추가하락을 방지한다는 선순환 기조에 공감했다. 이를 통해 성장을 견인, 세입기반을 확충해야 재정건전성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확대재정 기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올해는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 이전까지는 재정확장이 정부의 철학과 집권기조에 따른 '선택' 측면이 강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올해 이후로는 재정을 글자그대로 "쏟아붓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재정 퍼붓는다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며 "재정 당국도 그 점을 충분히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것이 길게 보면 오히려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 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 41% 수준이다.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평균 110%에 달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비해 양호하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와 내년의 글로벌 GDP 손실 규모가 일본과 독일 경제를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누구를 위한 재정이며 무엇을 향한 재정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절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목소리에 '질문'으로 답한 셈이다. 이어 "경제 위기 국면에서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주요국 중 가장 양호한 –(마이너스)1.2%로 전망한 바 있다"고 밝혔다. 



◇증세 대신 "탈루소득 과세강화"


당정청은 코로나위기 극복 이후에는 경제회복 추이를 보아가며 중장기적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재정의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한정된 재원을 ‘혁신적 포용국가’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증세'를 공식화하진 않았다. 다만 탈루소득 과세강화와 국유재산 관리 효율화 등을 통해 총수입 증대 노력을 병행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지출을 각 부처별 원점 재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마무리발언에서 내년도 예산안 관련 "예산의 총액도 중요하지만, 총액보다는 내용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재정 효율성 극대화를 강조했다. 

정 총리는 예산 편성에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하고 부처 내 사업 간 경계를 넘어 달라고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에게는 "각 부처에서 스스로 지출 구조조정을 할 때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노력을 해달라"고 말했다. 또 "재정은 마중물"이라며 "근본적으로는 민간부문의 경제활력이 살아나야 세수도 늘어나고 경제도 살아난다"고 말했다.

토론 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과거 하이닉스 사례를 들며 "지금이 사회협약을 통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하이닉스는 정부와 경영진이 구조조정을 주도한 것이 아니라, 노조가 앞장서서 생산성을 높였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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