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변혁' 안하면 지도에서 '코리아' 사라질수도…

[the300][대한민국4.0, ‘대변혁’으로 가자]‘국가 대변혁 위원회’가 필요한 이유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2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 연령대 가운데 20대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체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19만5000명 줄어든 가운데, 20대 감소폭이 17만6000명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 고용절벽이 청년 취업난을 가중시키면서 정부는 신규 구직세대를 위해 긴급·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0.4.21/뉴스1



'포스트 코로나' 새질서 준비할 '국가 대변혁 위원회' 만들자



대한민국의 역사는 위기 극복의 역사다. 나라 경제는 위기를 격파하면서 성장했다. 위기를 넘을 때마다 국력은 커졌다. 국가의 역할은 위기 극복이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무질서와 범죄로부터 국민의 재산도 지켜야한다. 다른 나라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침략에서도 국민을 구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내용이자, 국민의 명령이다.

2020년 4월. 지금 대한민국은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서 있다. 내재된 모순 뿐 아니라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경험하지 못한 위기와 맞서야 한다. 지난 3개월 대한민국의 행보는 나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 초기 어수선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방역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정부와 질병관리본부, 의료계, 국민들이 서로 믿고 의지한 결과다.

‘K-방역’은 코로나 사태 과정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극찬한다. ‘봉쇄’ ‘차단’ 외 방법을 못 찾는 전세계 시각에선 3000만명 가까이 투표장에 나와 선거를 진행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놀라울 뿐이다. 국민들이 스스로 통제를 받아들이며 삶의 변화를 선택한 결과다.

원하든 원치 않든 코로나19로 세상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더이상 과거와 같은 일상은 없다는 게 지난 3개월의 학습효과다. 우린 코로나 19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경제적 쓰나미, 정치·사회·문화적 대변화는 예상 범위를 넘는다.

이는 생존의 문제다. 예전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우리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렸다. 익숙한 ‘과거’와 결별하고 ‘미래’로 가야한다는 얘기다. 역설적이지만 ‘포스트 코로나’로 대한민국이 체질을 바꿀 ‘대변혁’의 기회가 찾아왔다.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구조개혁 수준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 수 없다.

해방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의 토대는 약했다. ‘민주공화국’으로 출범한 ‘대한민국 1.0’ 시대는 열악했다. 군부독재와 산업화로 정리되는 ‘대한민국 2.0’ 시대를 지난 실질적 민주주의 ‘대한민국 3.0’시대를 마무리한다. 그 단절을 전세계적 코로나 사태가 강제하는 게 아이러니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대한민국 4.0’ 시대로 만드는 것은 하늘이 준 기회다.

타락한 진영의식 때문에 논의 테이블에서 배제된 정치·경제적 과제, 계층·계급·진영간 심화된 대립·대결 구도와 사라진 사회적 대타협, 모두가 동의하면서도 눈앞의 이해관계 때문에 중·장기 과제라는 딱지를 붙여 밀어놓은 개혁 이슈…. 이제 대한민국이 모두 모여 미뤄놨던,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과제를 논의하고 제도화해야 한다.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4·15 총선 결과도 ‘국난 극복’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코로나19로 엉망이 된 일상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낀 국민들의 간절함이 표로 나타났단 얘기다. 지금 위기에서 당장 구해달라는 국민의 절규다.

사실 ‘총선 이벤트’로 두달 여의 공백이 있었다. 정부의 임시 대응과 국민의 인내로 버텼다. 이젠 국회가 나서고 모든 대한민국 구성원이 동참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갈 수 있는 국가적 아젠다로 ‘대변혁’(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를 제시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지적받는 ‘정치’를 바꾸고, ‘일자리’ 개혁을 하자는 게 골자다. 개혁, 혁신 수준을 넘는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한국 정치4.0' 시대는 21대 국회가 아닌 20대 국회의 성공적 마무리부터 열린다. 다음 기회로 미룰 만큼 한가하지 않다. 당장 코로나 극복을 위한 대책은 물론 선거법 등 정치를 왜곡시키는 각종 제도를 고쳐야 한다. ‘일자리4.0’으로는 해외로 나간 한국 기업의 ‘컴백’을 제안한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 코로나 사태 이후 선택을 요구받는 기업을 위한 조언이자 일자리가 절실한 정부·노조·국민을 위한 생존법이다.

이를 위한 가칭 ‘국가 대변혁 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언한다. 정부, 국회, 언론, 학계, 경영계, 노동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국가기구다. 국난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을 그리는 단위다. 대한민국 체질 개선을 위해 바꿀 것들을 모으고 논의하는 기구다. 우리 경제주체 모두의 자율과 창의가 가능토록 하는 게 ‘국가 대변혁 위원회’가 할 일이다.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머니투데이는 앞으로 대한민국 대변혁을 위해 국회와 정부,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이 해야할 일들을 분석 보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5월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현재 20대 의원을 비롯해 새롭게 당선된 21대 예비 의원들과 함께 ‘대한민국4.0, 대변혁 포럼’을 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멈춘 공장, 사라지는 일자리…"국민들 삶만 보고 새 판 짜야"



# 6·25전쟁이 일어났던 70년전만해도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많은 빈국처럼 1인당 국민소득이 몇십달러에 불과했다. 그런 나라가 반세기만에 반도체와 전자,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을 이뤘고 1인당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런 모습만 보면 대한민국은 분명 성공한 나라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탄생한 나라 중 우리만큼 성공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과거의 성과에 취해 미래를 준비하지 않은 탓에 대한민국 경제, 산업, 기업은 아프다.

자각 증상이 있건 없건 분명한 사실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적 갈등, 신성장 동력 부재 등으로 끓는 냄비 안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어간다는 섬뜩한 우려까지 나온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여러 산업은 성장동력을 잃고 구조조정 등에 신음하고 있다. 우리 경제 축이 핀테크 등 디지털 경제 등으로 빠르게 바뀌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분야가 규제에 묶여 있는 등 여전히 20세기 수준의 경제 실력을 보여준다.

역사는 말한다. 대제국도 하루아침에 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실제 국가 대전략과 대변혁이 없었던 나라들은 모두 지도에서 사라졌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현실을 외면한 나라들이 그렇다. 대표적인게 카르타고다. 카르타고는 기원전 6세기 무역 대국으로 성장한 나라다.

지중해 무역 패권을 놓고 로마와 세 차례 충돌(포에니전쟁)했다. 카르타고는 2차 포에니전쟁 초기 로마군 8만명을 전멸시켰다. 승리에 도취한 카르타고는 치밀한 전략 없이 이후 벌어진 전쟁에 나섰고, 결국 로마에 대패했다. 오합지졸이 된 카르타고는 3차 포에니전쟁 이후 결국 지도에서 사라졌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 역시 대변혁의 압박을 받는다. 위기 극복을 너머 생존을 위한 길이다.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선제적으로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역사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여서 더욱 그렇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비상인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수식했던 ‘수출강국’은 사치스러운 단어일지 모른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보면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량실업, 기업도산 등 국가적 위기 요소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지금 국민에게 50만원, 100만원 지원 등 규모를 놓고 한가하게 싸울 때가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업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 3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수급자가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구직활동 중인 실업자가 받는 구직급여 수급자는 60만8000명이었다. 정부가 구직급여 제도를 담은 고용보험을 도입한 199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구직급여 수급자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2004년 카드대란 이후 가장 적게 늘었다.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실물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고용 위축이 본격화된 것이다.

고용충격은 어디에서 왔나. 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한다. 당장 내일 망해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기업들이 쏟아진다. 이 위기가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국회는 당장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3차 추경 등을 해야한다. 속도가 중요하다. 그동안 총선을 앞두고 정부도 국회도 적극 나서지 못했다. 서로 몸을 사렸다. 그러다보니 스텝이 꼬였다. 이제 그 스텝을 플어줄 ‘국가 대변혁 위원회’가 필요하다.

정치 논리 등은 배제하고 오로지 국민 삶만 보는 기구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경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 올 것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새판을 짜는 기구가 필요하다. 물론 과거 위기때마다 비상기구는 있었다. 1998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노사정위원회를 시작으로 여러 위기때마다 각종 사회적 대타협기구와 공론화위원회 등 많았다. 국회에선 여야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대응했다.

하지만 기구의 형체만 존재했을뿐 운영이 제대로 안됐다. 기구에 참여한 각 경제주체들의 절실함이 부족한 탓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사람이 죽고나서 인공호흡기를 줘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토로한다. 기업인들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다”고 고개를 젓는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지난3월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부결되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3.5/뉴스1

이건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또 평등주의냐 성장주의냐도 아니다. 대한민국 생존이 달린 문제다. ‘국가 대변혁 위원회’는 과거 비상기구와 달라야 한다. 정부 기구가 아니라 온나라가 뭉치는 사실상 재건위원회 개념으로 운영해야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주체이자 토대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질적인 변화를 꾀해야한다. 그동안 이해관계나 정치논리 탓에 수면 위로 꺼내지 못했던 문제들을 과감히 드러내고 바꿔야한다.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중장기 과제로 미뤄놨던 국가적 과제를 당면 과제로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 머니투데이가 ‘국가 대변혁 위원회’를 제안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세균 국무총리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민관 합동 형태로 만들면 된다. 시급한 문제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당장 바꾸는 작업을 해야한다. 총선을 앞두고 헌정 사상 초유의 위성정당을 만든 최악의 선거제를 고치고, 권력구조 개편과 국회 개혁 등을 서둘러야한다.

또 해외에 나간 기업들이 다시 국내로 돌아올 수 있는 ‘리쇼어링 전략’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한다. 지방균형발전은 물로 저출산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를 다시 만들기 위해선 국내에서 기업과 공장이 되살아나야한다. 그래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여당 내 대표적 경제통인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찾아올 각종 경제 충격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국가 대변혁 위원회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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