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금지법' 반대 이철희…"혁신은 새로움에 대한 선의에서 시작"

[the300]

김하늬 기자 | 입력 : 2020.03.06 05:33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인터뷰

"혁신은 대단한 게 아니다. 새로움에 대한 선의에서 시작한다."

5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소리는 지쳐있었다. 전날 '타다금지법'을 강행 처리한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지켜보며 "민의의 전당, 국회 수준을 떠나기 전 새삼 확인시켜줘 고맙다"고 비판했던 그다.

'타다'는 혁신인가 아닌가의 이분법적 잣대가 아니다. 새로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국회의 모습에서 아직 '현역의원'인 그가 느낀 감정은 일종의 패배감에 가까웠다.

이 의원은 "모든 걸 제도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그거야 말로 낡은 관료적 문법"이라며 우회적으로 '타다 금지법'을 밀어붙이 정부와 여당을 지적했다.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 의원은 "왜 택시와 타다가 제로섬 게임인지 모르겠다. 어느 근거로 타다 때문에 택시가 손해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답하는 관료는 없었다.

다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타다와 같은 영업방식은 제도권 밖에 있다. 제도 안으로 들어와 안정적으로 하는 게 맞다"는 말만 했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나 행정 관료들이 혁신을 제도의 틀에 넣겠다는 프레임이 보인다. (타다 금지법도) 그 인식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벤처·스타트업계의 충격도 고민 지점이다. '타다'의 혁신적 도전은 시장의 환대를 받았다. 투자가 이어졌고 고객이 급증했다. 스타트업의 새로운 성공 스토리로 업계는 설레고있었다. 하지만 1년 반 만에 정부와 정치권에 의해 실패 선고를 받고 서비스를 닫게 됐다.

이 의원은 시장이 흡수하는 '혁신'과 정치권이 말하는 '혁신' 사이엔 간극이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그는 "혁신은 별다른 게 아니다. 새로움에 대한 선의를 갖는다면 일어날 수 있는게 혁신"이라고 말했다. 혁신에 대해 말 할때 '우버는?', '타다는?', '에어비앤비는?' 이런식의 결과에 대한 검증여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 "정치인과 관료 모두 새로움이 나타나면 선의를 갖고 보기보다 제도로 집어넣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로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외치지만 사고와 행동은 여전히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산업화 시대의 낡은 관료 문법과 행정문법이 새로운 시대를 재단하려고 한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그는 "'타다' 한 가지의 주제에 왈가왈부하기보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주의와 환기를 주고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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