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부대변인 윤재관, 알고보니 4·27 판문점 '이 장면' 숨은 주역

[the300]

도보다리 벤치의 단독회담.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장면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짧은 산책과 환담에 나섰다. 목적지인 도보다리 벤치에 이르자 배석자 없는 사실상의 추가 단독회담을 가졌다. 이 장면은 2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우선 경호상 이유로 카메라는 멀찍이 떨어져서 두 정상을 지켜봤다. 이에 대화 소리는 녹음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사이 주변 풍경과 자연의 새소리 등이 화면을 채우면서 대화내용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역설적으로 이날 회담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또 이 때 남북 정상은 누구도 방해하지 않은 가운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북미와 남북관계가 썩 좋지않은 2020년에도 최소한의 신뢰를 유지하는 기반이다. 

도보다리 대화의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이 12일 청와대 부대변인에 임명됐다. 윤재관 부대변인(선임행정관)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하며 도보다리 회담을 추진했다. 

◆文대통령도 "참 보기좋았다" 박수=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4월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참모들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박수는 큰 키의 40대 행정관에게 한 차례 더 쏟아졌다. 윤 부대변인이다. 

원래는 양 정상이 판문점 습지 가운데,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함께 산책하면 의미있을 거란 아이디어였다. 현장을 가보니 도보다리는 직선으로 뻗어 습지를 지나가기만 했다. 이걸 T자형으로 고쳐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연결했다.

윤 행정관은 양 정상이 소나무 식수 현장부터 걸어오면 앉을 곳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론은 '벤치'와 테이블이었다. 회담 당일, 도보다리를 걸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을 본 양 정상은 그 벤치에 앉아 산책을 회담으로 전환했다.

30분 넘게 이야기를 한 것은 양 정상의 선택이었지만 그럴 수 있는 '세팅'은 윤 행정관의 기획력에서 출발했다. 문 대통령도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그 광경이 참 보기 좋았다"고 호평했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부대변인에 윤재관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임명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2.12. photo@newsis.com

◆"소통의 다리 놓겠다"= 윤 부대변인 역시 이 일을 잊을 수 없다. 그는 임명 소감에서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판문점에 마련한 도보다리에서 남북 두 정상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시던 순간이었다"며 "부대변인의 역할은 소통의 다리를 잘 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부대변인은 "앞으로 여러분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며 "마음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대통령 내외분, 그리고 청와대와 언론간의 진솔한 소통의 도보다리를 놓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광주 숭일고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국회와 입법 경험을 쌓았다. 한양대 공대 겸임교수,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냈다.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 참여한 뒤 정부 출범과 함께 의전비서관실 민정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실을 거쳤다.

유송화 전 춘추관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달 사퇴, 한정우 부대변인이 춘추관장(비서관)으로 승진 발탁돼 부대변인은 공석이었다. 청와대는 대언론 경험과 정무감각을 두루 갖춘 내부인사를 낙점하겠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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