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이란 '투트랙' 접근…'도발자제·북핵 후순위' 혼재

[the300]이란 사태 확전 속 폼페이오 "비핵화 희망적"...신중한 北 '주시', 북미대화 영향 불가피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과의 협상에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히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낙관했다.

미국 관영매체인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미 대선이 있는 올해 북한과 이란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이 (대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지난 연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놓고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아직 아무 일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충격적인 실제 행동', '새 전략무기 공개' 등을 압박하며 군사 도발을 예고했으나 비핵화 대화와 외교적 해법의 의지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준전시 상태의 군사적 보복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이란과 북한에 각각 강경한 군사적 옵션과 외교적 관여로 나눠 대응하는 미국의 상반된 대외 정책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다.

중동 사태는 8일(현지시간)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에 12발 이상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사실상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북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안보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단기적으론 북한이 공언했던 군사적 도발을 당분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북 유화 메시지 발신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이란 사태의 불확실성때문이다.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표적 사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강경 발언이 허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섣불리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북한이 이란 사태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 입장을 자제하는 것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사태로 핵무력과 억지력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집착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와 전략적 비핵화 결정의 유인 측면에선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인 생존을 위해선 핵 억지력이 필수적이라는 김 위원장의 믿음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미 대화를 추동해 온 정상간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란과 핵협정을 파기하고 군사 옵션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신을 커져 비핵화 협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란 사태가 북미 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란은 적이지만, 북한은 친구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트럼프의 변덕에 대한 북한의 불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가 '피의 보복'으로 이어지고 중동 전역으로 확전할 경우 북한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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