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노동 정책, 질서있게 진행못해 아쉽다…보완 필요"

[the300][문재인정부 임기반환점]"2020 경제 턴어라운드 기대..입법 읍소"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인터뷰/사진=이동훈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정부의 2년 반 고용·노동 정책에 대해 “노동시장의 여러 정책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배열하고 경제환경의 변화도 좀더 세심하게 생각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한다”며 “보완책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문재인정부 임기 절반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청와대 사랑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만 하더라도 최저임금의 수준과 산입범위, 노동시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산업안전 등 여러 연계된 제도적 요소들이 있다”며 “이 요소를 어떻게 통합적으로 질서있게 갈 것인가에 대한 세심한 준비, 또 집행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학입시, 부동산, 인구구조 등의 과제를 안고 '후반기'에 나서는 구상을 말했다. 513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 편성 관련, 그는 호흡이 잘 맞았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실장과 문답.

-지난 2년반을 총평하자면. 

▶국민들이 확 느끼진 못해도 차근차근 보면 폄훼할 수 없는 노력과 성과가 있었다. 다만 경제환경이 어려워, 특히 일자리는 부족한 부분 많을 것이다. 

-국민 삶을 바꾼 분야는. 

▶포용, 공정, 혁신이다. 사회복지서비스, 포용 측면에서 중요한 성과들 거뒀다. 공정은 의미가 (경제 외에) 확장된 측면이 있지만 더이상 불공정, 우월적 지위 남용은 허용되면 안된다는 의지와 제도적 기반은 2년반동안 많이 만들어졌다. 혁신은 과거 하지못했던 허들 넘는 노력을 많이했다.

-일자리정부를 표방했는데.

▶일자리의 양과 질에서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개혁의 최종 기착지는 국민께 일자리와 소득을 드리는 걸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일자리정부라는 캐치프레이즈는 포기할 수 없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갑자기 선거를 치러 개문발차한 데다 노동시장 여러 정책요소들의 통합, 연계성을 차분하게 마련하고 질서있게 진행 못한 것이 아쉽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좀더 질서있게 배열됐다면 시너지가 날 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시장 수용성이 더 높은 정책이 됐을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 입법 때) 이 정도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상황변화가 있었다. 탄력근로제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다든지 하는 보완대책이 필요한 타이밍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

-관련 보완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데.

▶입법이 되지 않을 때 어려움은 행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너무 절실히 느낀다. 내용적으로 이견 있을 수 없는 법안조차 몇개월, 몇년째 잠자고 있다. 주52시간 확대적용 문제도 (보완) 입법이 12월까지 안되면 시장 불확실성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보완입법을 읍소하면서 그래도 안됐을 경우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인터뷰/사진=이동훈 기자

-경제활력에 건설경기가 중요할텐데.

▶문 대통령이 건설투자를 언급한 건 노후 SOC(사회간접자본) 개선, 광역교통망 등 정부가 하겠다고 한 걸 속도감 있게 하라는 것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건설을 이용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목적으로 부동산 안정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말하고 싶다. 

-과거 유류세 인하와 같은 세제 조치는 없나.

▶한시적으로 세제혜택을 주는 정책의 경우 국회와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발표하는 건 부작용이 크다. 발표는 했는데 제때 세법이 안 고쳐지면 오히려 소비나 투자를 지연시킨다. 세법을 고쳐도 그것이 일몰(종료)될 때 절벽이 나타나는 경험을 많이했다.

-대기업도 노조도 만나 왔는데. 이건 도저히 못받겠다 하는 정책 있다면.

▶하나하나는 나름대로 논리있다. 그러나 경로의존과 제도적 상호보완성 고민이 결여된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규제완화는 완전 미국식이고 어떤 것은 다른 나라 식을 제안한다. 지주회사는 이스라엘식, 노동은 독일, 복지는 스웨덴식 등 다 모으면 되는 것인가. 좋은 것만 뽑아서 결합하는 제도는 절대 작동하지 않는다.

-문재인정부는 친노동 정부, 친기업 정부라는 표현으로 설명하자면 무엇인가.

▶그렇게 묻는다면 친노동 정부 맞다. 하지만 친노동조합 정부는 아니다. 친기업 정부는 맞다. 하지만 친대기업 정부는 아니다.

-513조원 규모의 예산안이 화제다. 

▶규모만이 아니라 내용을 봐 달라. 기존 방식으로는 블록쌓기식으로 예산을 늘려가는데 그렇게 가면 국민 세금을 제대로 쓸 수 없다. 한 번에 513조원에 거의 근접한 숫자로 갔다. 또 부처별로 나누는 게 아니라 여러 부처가 협업해야 하는 항목 위주로 논의했다. 그 점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고맙다.

-협업으로 예산안을 짜려면 시간이 걸릴텐데. 

▶홍 부총리와 2021년 예산안 준비는 훨씬 앞당기자고 의기투합했다. 다부처 협업이 필요한 사업은 미리미리 여러 부처 의견을 받아서 패키지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일찍 시작해서 충분히 검토를 하자는 것이다.

-앞으로도 예산규모가 해마다 대폭 늘어나나. 

▶2020년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 턴어라운드(반등)를 기대한다. 그렇게 호전된다고 하면, 항상 증가율이 이렇게까지 높진 않을 것이다. 2021년엔 재정건전성을 좀더 감안한 예산을 편성할 환경이 되길 기대한다. 

-자유한국당은 대입 정시비율 50%를 공약했는데.

▶전국 300개 대학에 일률적으로 가면 안된다. 부동산도 그렇고 일률적으로 가는 건 매우 위험하다. 이런 정책은 유연하고도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

-한국당은 정책대안으로 '민부론'을 내걸었다.

▶과거로 가선 안된다는 컨센서스(공감)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은 생각이 다를 것이다.

-인구구조 변화는 어떻게 보나.

▶우리 경제가 직면한 요소 중 가장 심각한 요소다. 빨리 바꿀 수도 없다. 경제를 넘어서 사회, 문화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위험요소라 생각한다.

-국민연금 단일안은 언제 마련되나.

▶연금은 국민 공감대 모으는 작업이 없으면 안 된다. 단일안 제출은 당연한 정부 책무지만 과정은 좀더 숙성돼야 하지 않을까. 숙성되지 않은 안을 제시해서 국론을 모으기보다 분열시키는 쪽으로 가선 안된다는 원칙이다.

-남은 2년반 전망과 각오는.

▶30~40여년 한강의 기적, 성공의 역사를 경험한 다음 1990년대 후반부터 20년 뭔가 횡보 내지 답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모든 국민이 갖는다. 과거 성공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지 꽤 됐다. 경제체질을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 노력을 5년간 일관되게 가져가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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