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평양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6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그런 친서가 얼마 전에 있었다는 것은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히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3차 북미회담과 평양 초청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한데 대해 “외교부가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다만 강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편지에 뭐가 담겼는지 편지가 언제 왔는지는 저희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이 이날 언급한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와는 별도의 친서로 보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는 아주 긍정적이다. (김 위원장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미사일을 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연합훈련을 좋아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북미협상 재개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자 김 위원장이 약 1주일 뒤 새로운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에 답신을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달 하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을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등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외통위에서 “2차 회담 때 정상간 합의가 안 된 상황에서 다시 실무협상 없이 3차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며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실무진이 만나서 결과를 일차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강 장관은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조짐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된 것에 대해선 "미측 주요 인사문제에 대해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미국의 비핵화 전략이라든가 대북 협상 전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목소리를 가졌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다양한 레벨에서의 소통과 공조를 통해 북미 실무협상의 모멘텀을 살려내 북미가 조속히 대화의 장에 같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