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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구 동구 불로동 동구자원재활용센터에서 열린 어린이 자원순환 체험교실에 참가한 꿈꽃유치원·어린이집 원아들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다육식물 화분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8.9.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봄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그동안 폐비닐과 폐스티로폼을 수출하던 재활용업체들이 중국의 수입중단 조치에 수거를 거부하면서다. 이후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컵 줄이기에서 플라스틱 빨대 퇴출까지, 골목길 쓰레기 문제가 온 국민의 생활 문제로 급부상했다. 전국민이 환경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폐비닐 수거 거부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해 폐기물을 감량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종합대책이다. 생산에서 소비, 배출과 수거,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제도개선을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재 64%에 불과한 음료나 생수의 무색 페트병을 2020년까지 전부 무색으로 전환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을 퇴출시키는 내용이다. 재활용 의무대상을 확대하겠다는 목표 설정을 통해 페트병 보증금제도 도입논의의 단초가 됐다.

빈 용기 보증금제도는 생산자가 제품 가격 외에 보증금을 추가해 판매하고 소비자가 빈 용기 반환 후 보증금을 환불받도록 하는 경제적 유인 수단이다. 판매경로를 통해 역회수하는 방식이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재사용을 통한 기업의 생산원가절감이 주목적이었으나 요즘에는 환경보전과 자원절약 정책의 중요한 수단이다. 우리나라에선 1985년 맥주병과 청량음료에 대한 공병보증금제도가 도입되며 처음 시작됐다. 지금은 소주병은 100원, 맥주병은 130원을 돌려준다.

제품의 판매경로이며 동시에 회수경로가 되는 도소매점은 취급수수료를 받는다. 빈병을 회수할 때 생기는 보관과 운반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제조사가 소주병은 30원, 맥주병은 33원을 지급한다.

현재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병이나 금속캔은 보증금제도의 대상이 아니다. 페트병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품목으로 제조업체가 재활용 분담금을 내고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은 생산자 중심 제도로서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빈용기 보증금제도와는 반대편에 있다. 환경 측면에서는 보증금 제도가 보다 적극적 방법이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원재활용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페트병 보증금법’이다.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전 세계 25개 국가는 빈병 외에도 페트병과 캔에도 보증금 제도를 도입해서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우리도 반복사용이 가능한 빈용기에 대한 보증금 제도를 확대 도입해 일회용품의 확산을 방지하자는게 법의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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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유리병은 20세기 초 유럽을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재사용이 쉽기 때문에 제조업자들을 중심으로 원가절감 방안으로 도입됐지만 얼마지 않아 편리하고 가벼울 뿐 아니라 생산단가까지 낮은 일회용 용기들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일회용 용기는 심각한 쓰레기 문제와 자원의 낭비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그래서 등장한 제도가 빈용기 보증금제도다. 기업의 수익 창출보다 폐기물의 감소와 자원의 절약이라는 공공적 이익을 위해 강제성 있는 제도로 도입됐다. 미국은 음료용기 재사용과 활용법을 통해 유리, 플라스틱, 금속 등 재질과 상관없이 음료용기 환불시 10센트를 지급한다. 유럽 여러 국가들은 포장지 쓰레기 최소화와 포장재의 재사용 및 재활용, 열 회수를 촉진하기 위해 이 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 법은 타당한가?”=유리병 보증금 제도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반환에 따른 인센티브 부족과 접근성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들 수 있다. 현재 보증금은 소비자가 직접 판매점에 반환하기에 경제성과 편의성이 낮다. 분리수거가 활성화된 이후 소비자는 보증금을 포기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절차를 통해 처분하고 있다. 민간 재활용품 수집상에서 공병상을 통해 제조사로 가는 구조다. 제조업자 입장에서도 재사용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재사용 가능한 용기 사용을 강제하거나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그러다 보니 맥주와 같이 맥주병의 사용이 생산자에게 용기구입비용 절감 같은 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트병 맥주가 늘어났다. 독일과 같이 일회용 포장재의 경우 높은 수준의 보증금을 강제 부과하고 재사용 용기에 대해서는 낮은 수준의 자율 보증금 실시하게 해서 재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실제 페트병과 금속캔 보증금제도는 현행 자원재활용법에서 시행령만 변경해도 가능하다. 개정입법 이전에 정부의 의지만으로도 시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빈용기 보증금=소비자의 돈'이라는 입장이다. 빈용기 보증금은 비과세로 전액 환불가능한 금액으로 생산업계의 영업이익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제품가격 인상의 우려다. 보증금 제도가 도입되면 빈병의 경우처럼 보증금 외에 도소매업자에게 취급수수료도 지급해야 한다. 제품가격에 보증금과 유통마진이 더해지면 보증금 이상의 가격상승이 일어날 수있다. 빈병 보증금 인상 당시 소주가격이 오른게 대표적인 경험이다. 또 페트병 재활용을 가능하게 하려면 흠집이 안나는 고급용기로 용기를 교체해야 한다. 생산원가 상승이 전제된다.

빈용기 보증금은 환경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지만 동시에 소비자의 경제적 권리까지 살리는 제도가 돼야 한다. 페트병이 합성섬유 원사와 컴퓨터 모니터로 변하고, 금속캔이 철근이나 자동차 부품으로 변하는 마술은 소비자의 의식변화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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