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햄버거 회동'할까…첫만남 악수는 어떻게

[the300][6·12 한반도 대전환]<5>알쓸'싱'잡-③12일 오전 10시 역사적 북미정상 첫 만남…관전 포인트는

박소연 기자 | 입력 : 2018.06.08 04:37

/사진=뉴스1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은 세기의 핵 협상이란 의제 못지 않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 자체로 전세계의 관심을 끈다. 양 정상은 '비핵화-체제안전 보장'이라는 합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국내정치적으로 도약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몇 가지 관전포인트를 정리해봤다.

◇트럼프, 김정은과 악수 어떻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 첫 만남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10시(싱가포르 시간 오전 9시)에 이뤄진다. 양 정상은 이날 아침 각자의 숙소에서 회담 장소인 카펠라 호텔로 이동해 첫 만남을 갖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의 손을 힘껏 움켜쥐는 악수로 악명높은데 김 위원장에게도 스킨십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장면이 회자된 것을 인식한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인 제안을 통해 첫 만남부터 주도권을 잡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양 정상 간 키 차이가 북한 측에서 고민일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약 190㎝의 트럼프 대통령과 170㎝인 김 위원장이 마주할 경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올려다 보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어 양 정상이 앉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자고 고집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오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 내에서 가장 은밀하고 조용한 장소로 꼽히는 독채 건물의 내부. /사진=뉴시스
◇양 정상 '햄버거 회동'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당시 비웃음을 받았던 트럼프의 공약은 이제 양측이 마음만 먹으면 실현 가능하게 됐다. 아직 회담 시간표나 오·만찬 일정, 메뉴는 공개되지 않았다. 회담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2차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13일까지 회담이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돼 기회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햄버거 광인데다 미국 자본주의 문화의 상징이기도 해 양 정상의 햄버거 회동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5성급 호텔인 로열 플라자 온 스카츠는 8일부터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를 12싱가포르달러(약 9600원)에 선보인다.


◇제2의 '도보다리 산책' 재현될까= 이번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낙점된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 호텔은 최고수준의 경호와 보안을 자랑한다. 112개의 최고급 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로서 2개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등 독립된 공간을 다수 갖추고 있어 양 정상이 민감한 대화를 나누기에 최적의 장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제2의 '도보다리 산책'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카펠라 호텔 남서쪽 5분거리에 팔라완 비치라는 독립된 해변 산책로가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 도중 산책을 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중국 다롄에서 가진 2차 북중정상회담 당시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보다리 산책을 연상시키는 해변가 산책을 함께한 바 있다.


미국 백악관이 오는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사진은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전경. /사진=뉴스1
◇김정은 인민복 대신 양복 입을까= 김 위원장의 회담 당일 복장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글로벌 무대로 나선다는 의미에서 양복을 선택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검은 인민복 차림으로 MDL 남쪽으로 넘어왔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 발표 때 은회색 양복을 입기도 했으나 공식 외교무대에서는 사회주의 국가지도자의 상징인 인민복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짙은 감색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워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 총정치국장이 군복을 입고 백악관을 방문했던 것과 대비되면서, 북미관계가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인민과 함께하고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단 의미에서 인민복을 입을 수도 있고 정상국가 지도자상을 각인하기 위해 양복을 입고 나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 정상이 햄버거 회동을 할 수도 있고 그밖의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쇼맨십도 비핵화 합의가 잘 돼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회담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 회의적 목소리가 많아 당일 분위기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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