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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그가 올해 북핵 협상의 주인공이자 연출자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렵다. 2016년 미 공화당 대선경선때만 해도 그의 외교 관심사는 중동과 이슬람이었다. 북한을 등한시한 건 아니지만 우선순위도 아니었다. 무엇이 트럼프를 움직였을까. 거래의 기술, 정치적 입지, 그리고 오바마 컴플렉스 등이 그의 화두다.
◇거래의 달인, 북핵이라는 빅딜= 첫째 사업가 출신 트럼프에겐 거래 상대자가 누구든 상관 없다. 중요한 건 사고 팔 물건과 그 가치다. 북한의 핵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폐기라는 '좋은 매물'이 나왔는데 안 살 이유가 없다. 통 큰 거래도 특징이다.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는 "사람들이 결정을 성사시킨다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규모를 축소해서 본다"고 꼬집었다.
둘째 정치적 입지다. '정치계 이단아'이자 공화당 내에도 기반이 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낮았다. 외교로 눈을 돌리니 북한이 있었다. 2017년 북한의 잦은 미사일 발사과 핵실험은 '트럼프 관심 끌기' 전략으로도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외교에서 승부를 볼 기회였다. 그는 대외 현안에선 북핵 해결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덕분에 노벨평화상까지 바라볼 정도다.
셋째 오바마 컴플렉스다. 오바마케어, 이란 핵협정, 이민자법 등 여러 성과를 낸 오바마 전 대통령이 못한 게 바로 북핵 해결이다.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의 '오바마 컴플렉스'는 그를 북한이란 위험한 '도박판'에 뛰어들게 한 주요 배경이다. '전략적 인내'란 이름으로 북한과 소통을 단절한 오바마 정권을 계승하는 것(힐러리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나을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넷째 한국의 존재다. 사실 미국 내 여론은 극도로 북한을 불신한다. 북한과 수교하거나, 종전을 하겠다는 트럼프에게 온갖 비난이 가해졌다.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키려는 문재인정부는 트럼프가 대북 협상에 나서기에 좋은 명분이자 지렛대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도 여기서 입지를 확보한 셈이다.
◇말폭탄도 전략이었나..마침내 테이블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6월 "햄버거 먹으면서 김정은과 핵 협상 할 것"이란 말을 남겼다. 이 때만 해도 그 말을 믿는 이는 드물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 후 북한은 점차 그의 관심 사정권에 들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트럼프-김정은의 막말 공방도 상대를 떠보는 협상술이었다. '리틀 로켓맨' '노망난 늙은이(dotard)' '병든 강아지(a sick puppy)' 등이다.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김정은은 괌 타격을 예고하는 등 실제 무력충돌이 우려되는 단계까지 갔다. 미국에선 '코피전략'이 등장했고 2017년 11월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갈등은 절정에 이른다. 그러다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 2018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했다. 북한과 미국이 본격 '거래'에 나선 것이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거쳐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백악관을 찾았다. 북한의 대화 제의를 전달받은 트럼프는 45분만에 "(김정은을) 만나보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 이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재차 확정했다. 미국과 북한 정상이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와 코카콜라로 식사를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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