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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6.10.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뜸 "최근에 개헌특위 회의를 진행하면서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께서 '이래서 개헌이 되겠느냐'고 말했는데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본다"며 "핵심적인 문제에 대한 디테일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서로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을 깨지 않기 위해 서로 주먹을 안 내는 싸움 격인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대통령제냐 이원집정부제냐에서 선택하는 문제만 남았다고 예단하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권력구조에 대한 선택이 개헌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인식 자체에 대해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대통령과 의회의 권한은 무엇이며 총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내각의 법적 성격은 무엇이고 내각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를 자세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러다보면 대통령중심제냐 내각제냐 이원집정부제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가진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개헌 논의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의 직접 결정권 보장 △자치분권 실현 △대의민주주의 정상화 등을 차례로 꼽았다. 권력구조 문제는 대의민주주의 정상화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의민주주의는 국민 대신 의논해서 관료 권력을 지휘하라고 만든 것이지 엘리트 정치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며 "지금의 대통령제는 대의가 아니라 대신 처리하는데 그치는 대리 민주주의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국회가 국무총리의 사전 추천권을 갖는 '일원적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해찬 전 총리를 추천받아 임명한 것과 같은 이른바 노무현 모델이다. 무조건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 여당의 당론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걸 바탕으로 김종민 개헌안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는 "총리를 국회가 사전에 추천하고, 임기가 2년으로 정해진 총리가 국무위원을 제청하면 이 총리가 책임총리가 된다"며 "본질적으로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으니 대통령의 정부지만 일상적 국가운영은 총리와 내각에 위임하는 이상적 분권형 대통령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지점은 내각제로 봤다. 그는 "의회가 중심이 돼 관료를 지휘하기 위해서는 의회가 중심이 돼 장차관 임명 논의를 해야 한다"며 "여기서 내린 결론에 헌법적 권위가 실리는 것이며, 그래서 내각제가 훨씬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론은 그렇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국민이 의회와 정당을 신뢰하지 않는데 국민이 지휘권을 주겠느냐"고 되물었다.

국민들을 대의할 수 있는 자격을 정치권이 갖추는 것이 개헌 논의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선거제 개선, 정당의 민주화, 참여와 소통 등 국민주권을 수렴하는 정당과 의회의 제도개혁이 필요하다"며 "국회는 4년 내 국민과 소통해야 하고, 모든 상임위를 분과별로 쪼개 수십개의 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에 국민들이 참여해 현안을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까지 가는 과정이 힘들겠지만 이렇게 되면 국민이 왜 권한을 안 주시겠느냐"고 반문했다.

권력구조 외에 기본권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직접결정권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에 인권이나 동물권 등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국민들이 법을 발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자는 거다. 김 의원은 "'한국식 국민주권 모델'이랄까. 국민들이 토론해 합의해서 발의하게 하면 정치인들이 싸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럼 직접민주주의에 지나치게 기우는게 아니냐고 묻자 "참여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는 구분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는 대의제의 정상화"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대의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워 국민주권 시대를 열어야 하는데, 국민주권의 목적은 국민이 주인이라고 선포하자는 게 아니라 주권자가 함께 공존하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그게 바로 공화이며, 민주주의와 공화가 동전의 앞뒷면처럼 공존하는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야만 진정한 국민주권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