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41%+α' 정책과 국정기획위

[the300]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출범 다음날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이 1층 기자실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 201개를 100개로 추린다”며 향후 업무 방향을 밝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행사 참석을 포기하고 기자들을 직접 만날 만큼 중요한 얘기였다.

 

김 위원장은 ‘과제별 그룹핑‘이란 표현을 썼다.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실현 가능한 공약, 체감할 수 있는 공약 위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얘기다. 반응은 좋았다. 전직 부총리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정부는 아무 것도 안한다는 얘기”라며 김 위원장과 국정기획위를 치켜 세웠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주. 문 정부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다. 인사에 대한 평이 좋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실용적인 모습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무엇보다 소통하는 정부에 국민이 환호한다. 문 정부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하지만 국민은 한순간 돌아선다. 역대 정부 모두 경험했다. 사실 국정기획위가 다루고 있는 문 대통령의 공약은 '41%'짜리 정책이다. 문 대통령을 찍지 않은 59%를 위한 정책 고민도 필요하다. 공약은 말 그대로 선거에서 표를 받기 위해 만든 거다. 잘 다듬어야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게 '통합'이다. 문 대통령이 말한대로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등 20년을 아우르려면 국정기획위가 집권여당 중심(34명 위원 중 17명이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에서 벗어나야한다. 청와대가 직접 일을 하고 있는 지금, 국정기획위는 과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다른 길을 가야한다는 얘기다. 대선후보의 공통 공약을 추려 추진키로 한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된다.

 

국정기획위 산하에 국가원로자문위원회(가칭)를 두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 20년 각 정권을 대표하는 원로(전문가)들을 모아 생생한 얘기를 듣는거다. 일자리 확충, 소득주도 성장, 체감형 복지 등 위원회가 지금 5년을 내다보고 짜고 있는 정책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이전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다 실패한 게 많다. 왜 실패했는지 전임 정부 원로들에게 얘기를 들어가며 로드맵을 만든다면 똑같은 실패를 반복할 확률이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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