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옮긴다" 文·安 공약…광화문 이전 땐 교통마비?

[the300] 文 '광화문'·安 '세종시' 이전 약속…광화문 이전시 대통령 이동 때마다 교통통제


청와대 전경/ 사진=뉴스1

대선이 사실상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되면서 양측 모두 공약으로 내건 '청와대 이전'이 실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안 후보는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의 지리적 폐쇄성을 극복하고 내각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정부서울청사로의 이전은 대통령의 잦은 이동에 따른 시민 불편, 세종시로의 이전은 위헌 문제 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후보는 당초 지난 5일 식목 행사를 가진 뒤 북악산에 올라 광화문을 내려다보며 대통령 집무실의 정부서울청사 이전 공약을 거듭 확인하는 일정을 검토했다. 그러나 캠프 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결국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문 후보는 이날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 부친의 묘소를 참배하고 모친을 방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문 후보의 북한산 일정이 취소된 것은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지만, 캠프 내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의 현실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온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만약 대통령 집무실이 정부서울청사로 이전된다면 경호·경비 문제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하다. 우선 대통령이 출·퇴근과 각종 행사를 위해 정부서울청사와 청와대를 오갈 때마다 광화문 일대는 교통이 통제된다. 운전자들 뿐 아니라 길을 건너야 하는 보행자들까지 교통신호 통제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통상 대통령은 외국 정상이 방한할 경우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영접 행사를 주재한다. 정부서울청사에는 의장대 사열과 예포 발사 등의 영접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대통령 집무실이 정부서울청사로 이전되더라도 영접 행사를 위해선 청와대 시설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대통령들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수시로 주재해온 '국가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 등 대규모 오·만찬 행사을 위한 장소도 영빈관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다.

최악의 경우 정부서울청사 앞에 위치한 광화문광장이 경호구역으로 설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시민들의 광화문광장 이용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실장은 경호 업무의 수행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경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경호실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이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하게 된다면 그에 인접한 광화문광장이 경호구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약속한 청와대·국회의 세종시 이전은 수도 이전에 대한 위헌 논란을 넘어서야 가능하다. 국가원수가 있는 청와대를 옮긴다는 것은 사실상 수도를 옮기는 천도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해선 헌법재판소가 이미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헌재는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7명의 다수의견으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며 수도 이전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폐지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경호실 관계자는 "만약 신임 대통령이 청와대 이전을 지시하면 우리는 그에 따를 뿐"이라면서도 "아직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부적으로 실행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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