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할 수 없는 미래, 저 안철수가 앞장서겠습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당 후보인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19일 출마선언에서 '대신할 수 없는 미래'를 외치며 정권교체를 다짐했다. 5년 전 대권 도전을 ‘양보’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본선에서 맞붙는다.

정치 입문 경력은 짧지만 안 후보에게 대선 출마는 벌써 두 번째다. 그는 애당초 정계 입문을 대선 주자로 시작한 인물이다. 그는 줄곧 "저를 정치로 불러내신 분들은 국민"이라고 말해왔다.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 취임했던 2011년 '청춘콘서트'가 돌풍을 일으키며 '안철수 현상'이 나타났고 그는 정치권으로 들어왔다. 취업과 성적, 스펙에만 매달리던 청년들의 좌절과 방황을 보듬으며 전국을 다니자 그에게 '청춘 멘토'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과 '힐링' 붐이 일던 이명박 정부가 막바지 2012년 9월19일, 그는 국민 지지를 토대로 첫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두 번의 대선 출마 과정에 두 번의 ‘양보’도 있었다. 처음 정치에 도전한 2012 대선과 그보다 앞선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때 일이다. '청춘 멘토'를 정치 지도자로 내세우고자 하는 열망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로 나타났다. 당시 안 후보는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출마 의지가 더 강했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정치적 거래나 조건을 달지 않은 과감한 양보를 했다. 당시 박 시장의 지지율은 5%대에 불과했다. 열망에 부응하지 않은 그의 행동을 '비상식'이라 평가하는 여론도 많았지만 그는 박 시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상식이 비상식을 이긴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양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후 2012년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내면서 '새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우세한 가운데 야권에서 단일화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안 후보는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자 불출마 선언을 통해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다만 두 번의 양보가 이어지면서 그에게는 "이름처럼 '철수'하는 정치만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대선 출마를 포기한 후 그는 압축적으로 빠르게 정치권에 적응했지만 고비고비 어려움을 겪었다. 2013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꾸준히 창당을 시도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창당하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고 2014년 민주당에 입당해 야권 혁신 세력 구축에도 나섰다. '새정치'라는 혁신 기조를 내세우며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고 공동대표에도 취임했지만 노선 갈등으로 2015년 탈당한 뒤 지난해 2월2일 중도 개혁 세력을 결집한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창당 직후 치러진 4·13 총선에서 38석을 얻어내며 안정적인 원내 3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곧이어 현재 무죄로 1심 판결이 난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져 안 후보는 '책임 정치'라는 이름 하에 대표직을 사퇴했다.

정계 입문 4년 동안 좌절을 여러차례 겪었던 안 후보는 달라졌다. 이번 '장미 대선'에 도전하면서는 '강(强)철수'로 변모했다. 가녀린 목소리를 굵게 바꾸는 등 외적인 면까지 바꾼 그는 "'대신할 수 없는 미래', 안철수가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대권 완주 의지를 다져왔다. 그의 '대신할 수 없는 미래' 슬로건에는 의학박사·IT 개발자·과학자 출신의 경력을 가진 '4차 산업혁명에 최적화된 후보'라는 점과 경쟁자 문 후보보다 '더 나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안철수는 누구?=1962년 부산에서 태어난 호랑이띠다. 어린 시절부터 기계와 생명을 사랑하는 책벌레 소년이었던 그는 의사인 아버지 뒤를 이어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의대 재학 시절 현재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 등과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소설보다 잔인한 비극'을 보며 사회 현실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의대 박사과정 중에는 잠을 줄여가며 홀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해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사이 27세의 나이에 단국대에서 '최연소 의예과 학과장' 타이틀도 달았다.

의사와 백신 개발자를 겸하는 생활을 7년간 하던 그는 1995년 벤처기업 '안철수연구소(현 안랩)'를 설립해 경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회사 창립 2년째에는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어 빚에 쫓기기도 했지만 V3를 전국민에게 무료로 배급하는 결단도 내렸다. 2012년에는 그렇게 키운 '안랩'의 자기 지분 절반을 동그라미재단을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청춘콘서트'로 '안철수 현상'을 일으키면서 대권에 도전했다. 2016년 2월2일 정당 사상 최초의 3당인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당 대표를 맡기도 했던 그는 2017년 4월4일 역시 정당 사상 최초의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국민의당의 대통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