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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의 정치적 영향력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어폰을 끼고 출퇴근길 팟캐스트로 정치를 듣는다. 정치 현안을 접하고 배우고 소통한다. 반면 부작용도 생긴다. 출연자들이 설화(說禍)를 입거나 소송의 대상이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기존 미디어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조롱과 풍자 화법이 주로 사용되고 폭로성 발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충분한 사후 검토를 생략하는 열악한 편집 과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사례가 좋은 예다. 손 의원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계산된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손 의원은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의 비장했던 심정을 묻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의 발언을 했다"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팟캐스트 출연 자제와 문재인 캠프 홍보 부본부장직 사퇴도 약속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캠프인 더문캠도 비상이 걸렸다. 설화가 1~2개 쌓이다보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게 ‘대세론’이라는 진단에서다. 더문캠은 최근 캠프 인사들이 팟캐스트나 방송에 개별적으로 출연하는 것을 자제시키기로 했다. 출연하게 되더라도 발언 내용은 미디어 본부와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문 전 대표가 잦은 설화에 대한 조치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조치다. 

팟캐스트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돼 선거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2012년 총선 당시에는 '나꼼수' 김용민PD가 서울 노원갑에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 자신이 팟캐스트에서 했던 발언들이 논란이 되며 낙선한 경우도 있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노원갑 뿐만 아니라 주요 접전지역도 '막말 파문' 후유증으로 낙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출연자들이 소송에 시달리는 사례도 적잖다. 나꼼수 진행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BBK 주가조작 사건·횡령 의혹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가 1년간 수감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 또 다른 나꼼수 진행자이자 팟캐스트 스타인 김어준씨나 주진우 시사IN기자 역시 소송을 달고 산다.

설화나 소송이 반복되는 이유로는 우선 팟캐스트의 열악한 제작환경이 꼽힌다. 논란의 대상이 될 발언을 사후에 스크린하는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방송이 제작되고 있는 실정이다. 회당 평균 청취수가 100만~150만회를 자랑하는 A팟캐스트의 경우 진행자와 PD 2명이 제작진의 전부다. 

초기에는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갖는 소수의 청취자만 듣다보니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웠지만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며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A팟캐스트 관계자는 "녹음을 하다가 진행자가 손을 들면 거기를 편집점으로 한다"며 "컷을 잘하는 피디가 있으면 한 번 녹음으로 끝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팟캐스트에서 흥미를 위해 조롱과 풍자 화법이 적극 사용되고 폭로성 발언 등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것도 요인이다. 권력자에 대한 조롱과 풍자는 열성 지지자에게는 쾌감을 안겨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정도가 심할 경우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물론 나꼼수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이나 내곡동 사저 등을 집중 다룬 것처럼 팟캐스트가 최고 권력의 비리를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다보니 우회적으로 비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정된 정보로 권력 감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김어준씨는 머니투데이 더300과 인터뷰에서 "조롱은 기본적으로 약자의 언어"라며 "수군덕거리고 웃음거리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수단이고 화술"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권력자를 제외한 모두를 웃기면 권력자가 정색하기 힘든 상황이 돼 발언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풍자의 언어이고 약자의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