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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팟캐스트 '나는꼼수다(이하 나꼼수)'가 남긴 족적은 화려했다. 2011년 4월 첫 방송 이후 4개월만에 미국 기준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해에는 회당 다운로드가 7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선거 판세를 뒤집는 영향력도 발휘했다. 나꼼수가 2012년 12월 홀연히 방송을 중단한 이후 정치 팟캐스트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팟캐스트의 알파와 오메가" 나꼼수 = 나꼼수가 사라진 뒤 4명의 멤버들은 각자 정치 팟캐스트를 만들었다. 김어준씨는 2014년 3월부터 한겨레TV에서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맡으면서 공중파 라디오로 진출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014년부터 '정봉주의 전국구'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공장'과 함께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다. tbs 라디오 '정봉주의 품격시대' 진행을 맡은 데 이어 지난 6일부터는 공중파 라디오인 SBS 러브FM '정봉주의 정치쇼' 진행에도 나섰다. 채널A TV '외부자들' 출연까지 감안하면 TV와 라디오, 팟캐스트를 넘나드는 스타 플레이어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경제를 다루는 '나는 꼽사리다' 등을 거쳐 2015년 8월부터는 '김용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주진우 시사IN 기자는 2012년에서부터 2015년에 걸쳐 '주진우의 현대사 시즌 1·2'를 약 1년간 진행했다. 이후 그는 정치 팟캐스트에 고정출연하지는 않았다. 김어준씨는 머니투데이 더300 인터뷰에서 "(나꼼수는 정치 팟캐스트의)알파이자 오메가였다"며 "팟캐스트 청취자군에게 그 영향력은 지상파에 견줄 정도"라고 말했다.
◇나꼼수의 빈자리 채운 '이이제이' = 나꼼수 '대박' 이후 '팟캐스트계의 유재석' 시사평론가 이동형씨가 등장했다. 이 씨는 2012년 7월부터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이하 이이제이)를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팟빵'이 뽑은 '최고의 팟캐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월 방송의 근간이 된 생활역사협동조합을 해산하면서 종방했다. 이동형씨는 "대선 패배 이후 팟캐스트 청취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나꼼수도 없어졌다"며 "빈자리를 누가 채울까 했는데 이이제이가 채웠고 그래서 5년간 유지돼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5년부터는 더불어민주당의 팟캐스트 '진짜가 나타났다'를 제작중이며 지난해 5월부터는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 손혜원 민주당 의원, 손수호 변호사 등과 함께 '정치알바(정치 알아야 바꾼다)'를 만들고 있다. 같은해 8월부터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정구역(청년정치공동구역)'도 제작하고 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2012년 오마이뉴스에서 '이슈 털어주는 남자'를 시작했다.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는 '시사통 김종배입니다'로 주목받았다.
◇보수 팟캐스트 탄핵 이후 '봇물' = 보수 팟캐스트의 특징은 긴 역사다. 나꼼수보다 먼저 시작한 것도 있다. 주로 유튜브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김종환 전 조선일보 기자가 만든 참깨방송은 2008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제작된 보수계열 최장수 방송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서 출연해 주목을 끌었던 '정규재TV'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2012년부터 제작해 오고 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지난 9일 기준으로 누적방문 횟수 50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2010년엔 안중규 시사만화가의 '애국채널 sns TV', 2012년엔 신혜식 전 독립신문 대표가 만든 '신의한수' 등이 등장했다.
올초 탄핵반대 집회의 세력이 강해지며 다양한 후발주자가 등장했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의 'TNJ TV', 엄마부대의 'MFN 엄마방송,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윤창중 칼럼세상' 등이 지난 1월부터 등장한 팟캐스트들이다.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종편이 여의도 브로커 불러다 잡담만 하다보니 보수층이 유튜브로 빠지게 되고 다양한 채널들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당들은 '방송중'…당사에 녹음실 마련도 = 팟캐스트의 정치적 영향력이 입증되며 정당들도 앞다퉈 팟캐스트 제작에 나섰다. 2011년 6월 당시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를 만들었다. 그해 12월 유시민과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 측 정치인들이 통합진보당을 창당하면서 정당 팟캐스트의 명맥을 이어갔다.
유시민과 노회찬 두 사람은 함께 방송을 만들었다. 이들은 '유시민·노회찬의 저공비행 시즌1·2'를 거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합류해 만든 '진중권의 정치다방'에 같이 출연했다. 세 사람은 2014년 6월 세 사람의 성을 딴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만들어 지난해 4.13 총선까지 활약했다. 이후 정의당이 뒤를 이어 영상 채널 '정의의 티븨'를 개설하면서 그 명맥을 이었다.
민주당도 창당 뒤 팟캐스트를 적극 공략했다. 2015년 6월 시작된 당 공식 팟캐스트 '진짜가 나타났다'가 현재 시즌3까지 이어지고 있다. 진선미·진성준·김광진·손혜원·정청래·금태섭·최민희 등 전·현직 의원들이 고정출연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마련한 새 당사에 녹음실을 구비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후발주자로 '편편편 플러스(+)'를 지난 1월부터 만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6일 '적반하장'이라는 영상 프로그램을 내놨고, 바른정당도 지난 8일 '김병민의 사정(司正)'이라는 영상 토크쇼 형태의 방송을 공개했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당의 팟캐스트라고 하니 우리당 지지자들이 그 자체로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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