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최근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퇴주잔’이 올랐다. 지난 14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선친 묘소 참배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때문이었다. '반기문 퇴주잔.gif'이란 제목의 동영상 파일은 삽시간에 퍼졌다. 반 전 총장이 참배후 퇴주잔을 묘소에 뿌리지 않고 본인이 바로 마셔버리는 듯 한 내용으로 편집된 영상이었다. 반 전 총장측은 페이스북에 ‘풀버전’ 영상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실과 다르게 악의적 짜깁기로 된 영상, 즉 페이크 뉴스(Fake News)로 피해를 봤다는 해명이었다. 반 전 총장도 "페이크 뉴스, 남을 헐뜯는 것에 맛을 들이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을 흔들었던 ‘페이크 뉴스’가 한국 정치에 상륙했다. 2017년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페이크 뉴스’의 생산‧전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선거때 확인되지 않은 흑색선전이 난무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페이크 뉴스’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에 가깝다.
 |
'페이크 뉴스'는 말 그대로 '가짜 뉴스'다. 짜깁기 영상으로 거짓 정보를 사실인 듯 포장하거나 아예 없던 일을 언론사 기사처럼 만들어 유통한 것을 의미한다. 정보 제공자의 오해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고의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한국의 페이크 뉴스 발원지는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다. 커뮤니티 이용자들끼리 재미를 위해 올린,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된다. 이를 언론이 보도하거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사용하면서 '사실'로 둔갑한다.
언론이나 정치인도 속는 셈이다. 고의로 만들어지는 페이크 뉴스도 적잖다. 앱 '페이크 뉴스'에 제목, 언론사명, 본문을 써넣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포털사이트 기사 형식의 페이크 뉴스를 만들 수 있다. '친구를 낚는 강태공이 되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데일리파닥'도 페이크 뉴스 유통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사임을 '속보'로 전한 영국의 페이크 뉴스 사이트 CNN-ALIVE 기사. |
페이크 뉴스의 특성상 선거철에 문제점이 부각된다. ‘흑색선전’이 뉴스라는 이름으로 펴져나가면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또 진짜 뉴스보다 가짜 뉴스에 여론이 집중돼 본질을 흐린다. 선거 과정 전체가 혼란에 빠진다. 근거 없는 페이크 뉴스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국민들의 '확증편향'을 강화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미국 대선이 끝난 뒤 가짜 뉴스 제작자 폴 호너는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놀리기 위해 뉴스를 만들었는데 그들이 페이크 뉴스를 믿으면서 오히려 트럼프 선거운동을 돕게 됐다"며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유권자의 선택에 혼란을 일으키는 페이크 뉴스는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언론, SNS를 통해 공유되는 사안을 무조건 믿기보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는 시민의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베스트클릭
- 1추경호 "코인 세금 2년 미뤄야…투자자 납득할 과세제도 마련"
- 2군 정찰위성 3호, 성탄절 전 쏜다…머스크 '스페이스X'가 '우주 배송'
- 3한동훈 "민주당, 코인 과세?…800만 투자자·청년과 싸우겠단 것"
- 4국회로 옮겨붙은 '동덕여대 사태'...교육부 "학교 차원서 대책 수립 중"
- 5한동훈도 당했다...한 해 24명 목숨 앗아간 길 위의 무법자 '킥라니'
- 6윤 대통령 통역요원 G20서 몸싸움?…"브라질 측 착오, 사과 받았다"
- 7이재명 '법정구속' 띄우는 한동훈…내달부턴 '민생정책 드라이브'
- 8홍준표, '이재명 1심 중형'에 "일말의 정치적 고려 없는 사법적 판단"
- 9감기약 넣은 대북풍선에 막말 쏟아낸 김여정…"혐오스러운 잡종 개XX들"
- 10"변호인단 구성 검토"…민주당, '이재명 유죄' 당차원서 대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