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독 영수회담에 야권공조 '흔들'…야권분열 경계

[the300]야권, 잇따라 비판…특검법 등 처리 합의 등 공조 파기에는 신중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6.11.14 16:34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기로 결정하자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는 "야권분열을 자초하는 악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야권공조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성난 백만 촛불 시민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을 추미애 대표가 그러한 제안을 한 것도, 또 그것을 덜컥 받은 청와대도 똑같다. 제안한 추미애 대나 받아들인 박근혜 대통령이나 똑같다”며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여야3당이 공조해서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이 난국을 풀어가는,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처음 약속대로 야3당의 철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야권공조를 이어나가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의당은 보다 격하게 반발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 과정에서 민주당은 오락가락 행보로 큰 실망을 안겼다"며 "지금 민주당의 수습책이 국민들의 뜻에 부합하는지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다. 국민들은 민주당에게 수습권한을 위임하지 않았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단독 영수회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박 대통령에 대해 준엄한 얘기를 하지만, 민심이 야당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야당에 대해서도 똑같이 신뢰가 별로 없다"면서 "모든 것은 국민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추 대표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추 대표의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는 "지난 토요일(12일) 모인 민심이 바라는 게 그것이었는지 되묻고 싶다"며 반문했다. 다만 "저희 기준은 국민 눈높이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 퇴진 촉구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뜬금없는 제안”이라며 "지금은 야권 공조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인데 민주당 대표만 따로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것이 야권 분열로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추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 "사전에 협의하거나 연락받은 바가 없다"며 "향후 대응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책임있게 논의하고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새누리당과 함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법(특별검사법)과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를 합의하는 등 기존의 논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추 대표의 단독 영수회담 결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고 회담 방향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상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한 핵심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아직 조율이 안된 문제로 괜히 나설 필요가 있겠느냐"며 "대통령 퇴진을 바라는 민심이 확실한 이상 국민의당은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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