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행장 "대우조선, 4.2조말고 더 줘야 산다"(종합)

대우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 종전 4조2000억원 외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는 추가 자금투입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대우조선 추가지원이 국정감사의 또다른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은 현재 자본금 완전잠식 상태이며 여러가지로 주변 상황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이 "정부가 서별관회의를 통해 지원하기로 한 4조2000억원 갖고는 부족하고, 이 범위를 넘어서는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뉘앙스냐"고 묻자 이 행장은 "네"라고 답했다. 금융당국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산은 행장이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지원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이 행장은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이 "수은 내부에서도 논의된 바 없고, 금융당국에서도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내용이 없는데 정말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거냐"고 재확인하자 "공식 입장이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대우조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행장의 의견과는 달리 정부가 추가적 자금지원을 공식 검토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수은 전무는 "내년 중 유동성 추가지원은 없다는게 정부 입장"이라며 "다만 완전잠식은 상장폐지로 연결되므로 (상장)유지 대안 중 하나로 출자전환이 검토되고 있는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 역시 "(출자전환 여부 등은) 검토 중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상황이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고, 나는 거기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후 추가지원 시사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재확인과 여당 의원들의 은근한 질책이 이어지자 발언을 정정했다. 수은은 "현행 정상화방안으로 충분하다고 본다"는 요지의 해명자료를 냈다.

여아는 이 외에도 대우조선에 대한 구체적인 회생방안, 성동조선 지원 결정 과정에서의 의혹 등에 질의를 집중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조선과 해운을 이 정부는 어디로 끌고가려고 하느냐"며 "대우조선의 결론이 '살린다'인지 아닌지에 대해 부총리에게 6월부터 보고해달라고 했는데 로드맵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질책했다.

이 행장은 이에 대해 "대우조선 자체는 경쟁력이 있는 기업인데, 유동성은 보통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게 상황이 좋지 않다"며 "정부와 산은 간에 생존전략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작동되기를 바라며, 지금도 실무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동조선에 대해 "올해 수주가 한 척도 없는데 버틸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 행장은 "내년 하반기에 도크가 비는 만큼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효율화 작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주인을 찾거나 정상화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수은의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 탈퇴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만든 은행인 수은이 대기업 사교클럽 격인 전경련에 계속 있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도 "구조조정의 칼을 빼야 하는 수은이 재벌과 한통속이라고 생각한다면 누가 신뢰하겠느냐"며 "왜 국민세금으로 전경련 회비를 내는건가. 종합감사 마무리날 탈퇴를 선언하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회비를 내는게 굳이 뭘 하겠다는게 아니라 단순히 정보교환용으로 생각했다"며 "깊이 생각을 안했었는데 문제에 대해 지적하시는 만큼 신중하게 (탈퇴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 행장의 과거 행적도 도마에 올랐다.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당시 댓글 관리 총책을 하다가 그 공로로 행장이 됐다"며 "친박(친박근혜)에 줄을 대야 승진시키는 행장이 있는 한 수은이 개혁될 수 없는 만큼 차라리 수은 행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행장은 이에 대해 "댓글을 한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친박이 누군지 나는 잘 모르지만 인사에 반영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인사에 영향을 받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수은이 정부 압력에 의해 구조조정에 대대적으로 연루되면서 재무상태가 크게 부실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수은이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면 2018년부터 3년간 총 2조7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수은이 수출입금융지원의 본연 임무를 망각하고 정부 압력에 의해 구조조정에 잘못 끌려들어가 부실해지면서 BIS비율이 떨어졌다"며 "정부가 계속 출자를 해 주면서 4년 간 출자규모가 3조가 넘었는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질타했다.

한편 한국투자공사에 대해서는 해외 방산업체 투자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구입 관련 상관관계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사드 제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투자했는데 사드배치 사실을 알고 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록히드마틴에 1745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MSCI(모간스탠리선진국지수)에 따른 것이며 사드 배치는 그 뒤에 결정된 것"이라며 "골고루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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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사견 전제로 "재무상태 매우 어려워"...정부 추가자금 지원계획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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