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의 선택은 '朴心' 이정현..친박시대 열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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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선택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 이정현 의원(3선, 전남 순천)이었다. 백척간두에 선 새누리당이 사상 첫 호남 출신 당대표를 앞세워 내년 대선 정권재창출을 향한 항해에 나섰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9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4차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총 7만6264명(투표율 22.0%)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여론조사 포함 4만4421표(40.9%)를 얻어 당선됐다. 비박계 단일후보 주호영 후보는 3만1946표(29.4%)로 차점에 머물렀다.

최고위원으로는 친박(친박근혜)계에서 조원진(3선, 대구 달서병), 최연혜(초선 비례), 이장우(재선, 대전 동구) 의원이, 비박계에서 강석호 (3선,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청년최고위원으로는 친박계 유창수 후보가 당선됐다.

◇'호남이라 서러웠던' 호남출신 당대표='친박'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행보는 그대로 한국 정치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된다. "호남에선 새누리당이라서, 새누리당에선 호남이라 서러웠다"던 그는 결국 호남 출신으로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보수정당의 수장이 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 대표는 곡성 출생으로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 출신인 그는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되며 인연을 맺었다. 17대 총선에서 광주에 혈혈단신 출마한 그를 인상깊게 본 것. 연고도 연줄도 없던 당에서 홀로 고군분투 하던 그에게 박 대통령은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어준 구원자 같은 존재였다.

박 대통령이 17대 대선 당내경선에서 패배했을 때도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왔던 이 대표는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으로 활약, 대통령을 만들어낸 '왕의 남자'가 됐다. 이후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친박 중에도 핵심이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에서도 가장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헤아리는 이로 평가받는다.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으로 현재 전남 순천 지역구 의원이다. 18대 국회의원을 비례대표로 지낸 그는 2014년 7월30일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 26년만에 처음 호남에서 여당 깃발을 꽂은 의원이 됐다. 2년만에 실시된 20대 총선에서는 고향인 곡성을 다른 지역구에 떼주고도 순천에서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이르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그는 총선공약으로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초반만 해도 이 대표의 당선은 불가능해 보였다. 지역기반은 약했고 호남 선거인단은 전체의 2.7%에 불과할 정도로 조직력도 약했다. 이주영, 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 후보들도 완주의사를 고집하며 표 분산도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일정이 진행될수록 이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권역별로 실시된 합동연설회에서도 이 대표는 특유의 호소력 있는 연설로 현장을 휘어잡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친박계도 그를 내심 적임자로 정하고 물밑지원을 보내는 등 분위기는 순식간에 '이정현 대세론'으로 굳어졌고, 결국 이는 현실이 됐다.

새누리당 당 대표로 선출된 이정현 의원과 신임 최고위원들이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발을 위한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최연혜, 강석호 신임 최고위원, 이정현 신임 당 대표, 조원진, 이장우 신임 최고위원, 유창수 청년최고위원. 2016.8.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친박일색 지도부 "朴 성공 위해 가자"=이 대표의 당선으로 새누리당은 다시 친박 지도부를 갖게 됐다. 별도 선거로 뽑힌 최고위원에도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새누리당의 내년 대선은 친박을 중심으로 준비되고 치러질 전망이다.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우리 당에는 친박도 비박도 없으며 오직 국민만이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고, 우리 당의 보배와 같은 후보들이 경선을 잘 치를 수 있도록 해 다음 대선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장우 최고위원 역시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당이 모든것을 뒷받침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하며 계파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께 헌신 희생하고 당원들께 헌신 희생하는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연혜 최고위원은 "경선 기간을 통해 많은 분들이 주신 말씀을 가슴에 새겨 일로써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창수 청년최고위원은 "청년에게 희망이 없으면 나라도 정치도 정당도 존재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2000만 청년들이 새누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할 수 있게 청년과 숨쉬고 마음을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당선자 중 유일하게 비박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최고위원은 "항상 정도를 걷고 당을 위해 헌신하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취임일성 "무계파 선언" 했지만...=친박 일색으로 지도부가 구성된 가운데 이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계파 해소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영광되고 거룩하기까지 한 책무를 다하고자 기꺼이 새누리당 당대표직을 맡겠다"며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책임과 구조를 '섬기는 리더십'으로 바꿔 국민의 삶 속으로 뛰어들겠다"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다시 찾아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특권과 기득권, 권위주의는 타파의 대상일지언정 우리 주의에는 머물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과 한국정치의 개혁도 약속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힘으로 한국정치를 바꾸겠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정치개혁을 이제부터 경험해보게 될 것"이라며 "저와 함께 정치혁명의 동지가 되어달라. 죽어야 산다는 각오로 낡은 정책을 함께 쇄신해나가자"고 밝혔다.

이 대표는 무계파를 선언했지만 당내 권력구도 상 계파가 곧바로 소멸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수인 친박계가 당권까지 장악하면서 소수인 비박계의 결집력은 외려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특히 대권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잠룡들이 대부분 비박계로 분류되는 상황이어서 대선을 앞두고 친박-비박 간 계파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내 계파지도가 아예 다른 방향으로 새로 그려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번 전대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4년 3차 전대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 참석해 약 45분간 머물렀다.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이번 전대를 계기로 변화와 화합을 이뤄 국민들께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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