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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발전법)은 국회에서 통과되길 원하는 정부의 숙원법안 중 하나다. 이명박정부의 18대 국회때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정부여당이 추진해온 정책이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도 '의료 영리화 논란'에 발목이 잡혀 18대 국회에 이어 두번째 자동폐기될 처지다. 정부와 여당은 20대 국회에서 법안을 다시 제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처리는 불투명하다. 원내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비스발전법의 '보건의료분야 완전 제외'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비스발전법이 국회에 처음 제출된 것은 18대 국회 때인 2011년 12월30일. 정부안으로 발의된 이 법안은 여야 이견으로 18대 국회에서 협의가 수차례 무산되면서 자동폐기됐다. 이명박정부는 19대 국회가 출범한 직후인 2012년 7월 이 법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다시 국회에 제출했다. 박근혜정부도 서비스발전법이 통과되면 내수기반이 확충되고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조속 처리를 촉구해 왔다.
하지만 역시 19대 국회에서도 관련 상임위인 기재위는 의료 영리화 논란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하지 못했다. 기재위가 경제재정소위를 열어 테이블에 서비스발전법 논의 안건을 올리더라도 여야 싸움에 매번 논의는 뒷전이었다. 결국 19대 국회에서 논의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20대 국회로 넘어갈 운명을 맞았다.
이 법안은 정부가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5년마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의 수립·시행 및 추진 상황 점검하고 이 산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여야가 협상에 난항을 겪은 부분은 '의료 민영화' 우려다. 야당이 서비스법 적용 대상에 보건·의료를 포함하면 '의료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비스발전법은 제 2조에 '서비스산업' 정의를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경제 활동에 관계되는 산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업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야당은 정부가 대통령령으로 서비스산업 범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건 의료를 포함해 의료 민영화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제 3조도 논란의 대상이다. 서비스발전법은 제 3조 1항에 '서비스산업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명시했다. 관련 조항에 따르면 서비스발전법은 다른 법 보다 '상위법'이 될 소지가 있다. 야당은 이 조항으로 인해 원격 의료와 의료 법인 부대 사업 등이 허용되지 않는 의료법이 '서비스산업발전법'으로 인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재위는 2012년 9월12일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토론한 뒤 본격 심사를 위해 경제재정소위로 넘겼다. 소위는 회부된 지 2년이 지난 2014년 11월14일 법안을 상정했다. 속기록을 보면 기재위 경제재정소위는 15차례에 걸쳐 이 법안을 축조심사 대상에 올렸다. 제대로 된 심사는 회부된 지 3년이 지난 2015년 11월9일에 단한차례 이뤄지는데 그쳤다.
여야는 법안의 입법 취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에서 "18대 국회때 정부안으로 법이 발의됐을때 당시 윤증현 기재부장관하고 전재희 복지부장관이 이 문제 갖고 굉장히 많이 싸웠다"면서 "그래서 국회 내에서도 반대가 되면서 의료하고 보건이 들어가는 것에 반대가 많으니까 이번(19대 국회)에는 서비스산업으로 뭉뚱그려서 가지고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내용에 있어서는 의료를 영리화, 민영화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것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있고 그래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서 보건과 의료를 빼기로 합의를 했으니까 저는 그것을 지켜야 된다고 본다. 그것을 넘어서는 어떠한 합의도 우리는 해 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의료 공공성을 지킨다는 내용을 명시할 수는 있지만 보건 의료 부문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맞섰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서비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의료와 금융 부문"이라며 "만약 금융 의료 등이 없다면 법안 제정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급해진 여당은 19대 국회에서 어떻게든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각오로 올해 2월 야당에 수정안을 제시했다. 야당이 보건 의료 제외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여당은 서비스발전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 기준을 '보건 의료의 공공성과 관련되는 분야'라고 규정하고 구체적인 분야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안했다. 이에 야당은 시행령에 의료민영화를 끼워넣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수정안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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