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호남 절대열세 위기' 2가지 이유…간판과 공천

[the300]세몰이, 김종인은 약하고 文은 불가능…무리한 신인 공천도 문제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을 양향자 후보가 2일 광주공원에서 열린 첫 주말 집중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6.4.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텃밭 호남에서 위기에 직면했다. 마땅한 반전카드 없이 '광주 완패 시나리오'도 거론될 정도다. 호남 대표주자의 부재, 공천전략 실패 속에 세몰이의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5일 정치권 및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28석이 걸린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0석 내외, 국민의당은 20석 내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이 '더블스코어' 가깝게 리드를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셈이다.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는 완패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4일 KBC가 보도한 광주 8개 지역 여론조사 결과 광주 광산을(이용섭)을 제외하고는 모두 열세다. 북구을(이형석), 광산갑(이용빈) 정도만 경합 열세를 보이고 있을뿐 나머지 지역구에서는 두자릿수 이상 지지율이 차이나고 있다. 

전남과 전북 역시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우윤근(광양곡성구례),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신정훈(나주화순), 김영록(해남완도진도) 등 전남의 일부 현역의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 대부분은 경합 및 열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정당 지지율도 10% 포인트 내외로 밀린다.

고전의 이유로는 호남 대표주자의 부재가 꼽힌다. 호남 지역의 민심을 대변하면서 전체적인 선거구도를 끌고 갈 '간판'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당의 호남 간판은 '호남 대변자'를 자처하며 주말마다 지원유세를 나가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보인다. 전북 순창이 고향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손자인 김 대표는 지난 1일 전북 정읍에 위치한 조부의 생가를 찾으며 '호남인'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지원유세를 통해 호남민심 대변에 나섰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일 전북 순창군 복흥면에 위치한 자신의 조부 가인 김병로 선생 생가를 둘러본 후 나오고 있다. 2016.4.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호남의 사위' 안철수 공동대표를 필두로 천정배·박지원·주승용·정동영 등 '호남맹주'들이 즐비한 국민의당에 비해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호남 대표주자들과 동교동계가 대거 탈당해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준 만큼, 더민주의 호남 대표성은 이미 타격을 받은 상태다. 김 대표의 경우 '전두환 국보위' 이력이 아킬레스건이다. 당 내에서도 "김대표가 호남을 대변하기에는 너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천전략의 실패도 고전의 이유로 꼽힌다. 특히 광주에 무리하게 정치신인을 내려보내며 선거구도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인사들이 광주 후보로 나섬에 따라 높은 현역의원 교체요구 지수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현역의원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양향자(서구을), 최진(동남갑), 정준호(북갑) 등 더민주가 광주에 소개한 정치 신인들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졸출신 여성 삼성전자 상무로 지명도가 있던 양 후보의 경우 천정배 대표라는 거물의 지역에 나오며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창선 공천심사관리위원장이 '깜짝 놀랄 인재'라고 소개했던 정준호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후보 사퇴를 요구해 주목받았지만 오히려 젊은층 등 '집토끼'들의 반발만 사고 있다는 평가다. 

야권 관계자는 "중량감없는 후보들이 전략공천되며 지역의 반감을 샀다. 덜 알려진 후보라면 당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역에 소개하려는 시도라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선거는 세몰이인데, 경쟁력있던 신인인 양향자 후보를 천정배 대표와 붙여 기세를 꺾은 것도 현명한 선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차원의 총선 전략으로 '경제민주화'를 택한 것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총선의 경우 인물론이 정책에 우선하는 경향이 있는데, 김종인 대표를 필두로 경제민주화를 강조해봐야 국민의당의 '호남 인물론'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이찬열(수원시갑)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이 후보와 선거 일정표를 살펴보고 있다. 2016.3.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총선이 일주일 남짓 남은 상황에서 당차원의 대책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 타 지역의 경우 부동의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대표를 통한 세몰이를 구상하고 있지만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반문정서'가 팽배한 호남에서는 이 카드도 쓸 수 없다. 문 전 대표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호남방문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 내에서는 최후의 반전카드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거론된다. 전남 강진에서 칩거하고 있는 손 전 고문에 대한 호남인들의 거부감은 없다. '김종인은 약하고, 문재인은 할 수 없는' 호남 세몰이 역할을 손 전 고문이 해줄 수 있다면 전세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지만, 손 전 고문이 과연 나설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의 경우 야권이 쪼개진 상황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보는 듯 하다. 그래도 총선 전에는 한 번 정도 움직이지 않을까"라며 "국민의당이 수도권 야권연대를 거부한 것에 대한 거부감에 호남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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