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진성준 "현 영창제는 헌법 위배…군도 예외 없어야"

[the300]"군 장병들 인신구금, 어느 것보다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편집자주국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법안들이 발의됩니다. 문구만 바꾼 법안이 있는가하면, '김영란법'처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도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법안 발의과정에서부터 관찰과 분석을 하기로 했습니다.사단법인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와 함께 매주 1건씩, 가장 주목해야 할 '이주의 법안'을 선정, 분석합니다. 더300 기자들과 여야 동수의 전, 현직 보좌관들로 구성된 더모아 법안심사팀이 선보일 '이주의 법안' 코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뉴스1
흔히 장난처럼 하는 말 중에 '영창 보내버린다'는 말이 있다. 실제 영창은 개인의 신체적 자유를 속박하는 강력한 구금조치다. 하지만 군대에서 구금은 이렇듯 우스갯소리처럼 여겨진다. 그만큼 기본권 침해가 빈번히, 자의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군내 징계의 한 종류인 영창은 복무규율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구금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처분해야 한다. 영창집행 남용을 막기 위해 징계위원회와 인권보호 담당 군법무관의 적법성 심사를 거치도록 돼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영창집행의 공정성을 의심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영창집행에 영장주의를 도입하는 등 절차적 적법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진성준 의원은 2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장병들의 인신을 구금하는 문제는 어느 것보다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군의 안보 특수성을 이유로 근대 민주주의 사법체계가 요구하는 절차적 정당성에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밝혔다.


"군내 영창은 사실상 구속과 똑같이 구금시설에 가두는 겁니다. 우리 헌법은 신체 구금에 대해 엄격하게 영장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어요.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구금이 가능하죠. 근데 군에서는 지휘관의 판단과 징계위 결정으로 장병들의 신체를 구금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기본법 침해고 영장주의 원칙 위배죠. 영창처분을 하더라도 집행의 최종적인 허가는 군판사가 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가 설명하는 법안의 취지는 간단하다. 장병들의 인권과 기본권 실현을 보장하기 위해 군대에서도 '영장주의'와 유사한 절차를 두자는 것이다. 개정안은 이를 위해 군 판사의 영창집행명령서 발부절차를 거치도록 명시했다. 군 판사는 군사법원에 의해 비교적 높은 사법적 독립성을 보장받는다는 설명이다.


인권담당 법무관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 의원은 "현재 영창집행의 적법성을 심사하는 군법무관은 일선 부대의 장관급 장교 이상 지휘관의 지휘를 받게 돼있다"며 "지휘관의 부하이자 참모로서 군법무관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대 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지휘관이 영장징계처분을 내릴 때 적법성심사 역시 그 지휘관의 지휘 하에서 이뤄져 공정한 심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정안은 군법무관의 소속을 각군 참모총장 직속으로 하거나 현재 수준보다 상위급 부대·기관으로 상향해 영창처분의 적법성 심사 업무를 중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무혐의로 판정된 경우 명예회복과 피해회복도 가능토록 했다. 진 의원은 "지휘관이 징계처분을 내려서 징계가 집행됐는데 나중에 사실관계가 드러나 무혐의 처분 났을 때 원상회복하는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어떠한 구제조치도 없다"며 "영창복역일수만큼 군 복무일수를 감해주고 무혐의처분이 났다는 것을 정확히 기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기본적으로는 구금하려면 군인도 민간인과 똑같이 사법적 절차에 의해서만 구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영창제도 폐지가 옳다"면서도 "영창은 행정적 징계인데 이걸 폐지하고 온통 형사처벌로, 군사법원 판결에 의해 처벌한다면 이 또한 장병들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타협안으로 이 법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윤일병 구타사망사건 등의 발생으로 군사개혁 논의가 활발하지만 아직 실제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는 상태다. 진 의원은 더 이상 국방부가 개혁의 성역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참여정부 때 국민참여재판 도입 등 대대적인 사법개혁이 이뤄졌는데 군 사법제도는 손을 못 댔다. 군사법개혁은 대통령의 의지가 강해도 흐지부지될 만큼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있다"며 "정부와 여야가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국방부를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 인권유린 사태가 터지면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가 출범했지만 단기적이고 즉흥적 처방만 하고 구조적 문제 개혁은 뒤로 미뤄졌다"며 "현재로선 군 개혁을 낙관하기 어렵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인식이 있는 만큼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가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군의 안보의 특수성을 이유로 민주주의적 사법체계에 예외를 둬도 된다는 것은 군의 특권적 지위에서 오는 관성화된 사고죠. 우리 군도 낡은 잔재를 청산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때 안보역량이 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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