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금품수수나 부정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이른바 김영란법 국회 논의가 2일 재개됐다. 직무연관성이 없는 돈이라도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는 금품수수 조항의 핵심개념엔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부정청탁 개념 등 일부 쟁점에 조율이 필요해 정기국회 내 통과는 쉽지않아 보인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부정청탁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김영란법)을 심의했다. 공식 논의로는 지난 7월 공청회 이후 처음이고 법안소위로는 지난 5월 이후 6개월만이다.

여야는 가급적 올해 안에 김영란법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정무위 여야 간사인 김용태·김기식 의원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이번 정기국회 회기중 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게 안 된다면 바로 이어지는 임시국회에서 이 법을 최우선 논의해서 올해 안에 입법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란법은 △'가족'의 범위 등 적용대상과 △부정청탁 △금품수수 △이해충돌 방지에 대한 기준을 담았다. 금품수수 조항은 일찌감치 합의가 됐다.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100만원 이상 받을 땐 형사처벌 대상이다.

나머지 조항은 이견이 여전하다. 적용대상부터 논란이다. 정부안대로 공공기관과 공적유관단체만 따지면 KBS·EBS임직원과 국공립 교원만 해당한다. 이 경우 형평성이 무너지고 법적 실효성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안소위는 이에 공적기능을 갖는 사립학교, 사립유치원, 법에 따라 등록된 언론기관(인터넷언론 포함)으로 대상을 확대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

그 후 정무위 구성이 바뀌어 법안소위 멤버도 달라졌다. 여당은 걷잡을 수 없이 대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안을 유지하자는 쪽이다.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도 지난달 24일 당정협의에서 사학과 민간언론은 제외하는 당초의 정부안을 고수했다. 반면 야당은 기존 합의를 강조했다. 사학과 언론에 다 적용할 수 없다면 합리적인 절충안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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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장(뒷모습)과 위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공직자 부정청탁 금지법(김영란법)을 비롯한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 2014.12.2/뉴스1

공직자 가족의 금품수수 금지 규정에선 가족 범위가 논란이다. 당초 정부안대로 형제자매 등을 포함하면 범위가 너무 넓고 자칫 연좌제 시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에 권익위는 생계를 같이 하는, 즉 함께 사는 직계존비속(부모자식)으로 좁히자고 제안했고 여당도 이에 공감했다.

야당은 범위는 그대로 두고 대상행위만 엄격하게 정하자고 반박했다. 김기식 의원은 "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존비속 외 동생이나 처남 등을 통한 금품수수 케이스가 훨씬 많을 것"이라며 "범위를 좁히면 입법 취지가 훼손되니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가족, 범위냐 대상행위냐-언론·사학 적용여부도 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