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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오른쪽)과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경기·강원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정부 발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감사가 중지되자 협의를 하고 있다. 2014.10.16/사진=뉴스1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설훈)가 27일 열린 교육부 종합감사로 3주간 진행된 2014년도 국정감사 일정을 마무리했다. 교문위는 교육문화체육을 아우르는 피감기관 98곳에 대해 문제를 꼼꼼이 짚으며 송곳 질의를 선보였다.

그러나 국감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으로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자니윤 발언'을 둔 여야 공방도 늑장 감사로 이어져 지켜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렸다.

◇얻은것 : 세월호참사 '반년'·판교 환풍구 사고, '안전 문제' 공들여

감사 중 교문위원들이 가장 공들여 질의한 주제 중 하나는 '안전'이었다. 감사가 진행된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반년이 된 날이었고, 지난 17일 발생한 판교테크노벨리 환풍구 붕괴 사고 역시 야외공연장에서 일어난 비극인 만큼 관심은 더 커졌다. 의원들은 각 분야의 안전 실태를 짚으며 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1급 발암 물질인 '석면' 문제를 짚었다. 신 의원은 전국 국·공립대학교 8곳에서 운영중인 '직장어린이집' 중 절반(4곳)에서 법정기준치(1%)의 2~10배에 달하는 석면이 검출된 사실과 전국 특수학교 166곳 중 64개교에서 석면이 검출된 점을 지적했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학 기숙사 안전 문제를 다뤘다. 박 의원은 전국 325개 대학 기숙사 4곳 중 1곳(24.3%)이 준공된 지 30년 이상이 돼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숙사에서는 안전진단 결과가 중점관리 이상의 점검이 필요한 C~D등급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판교 사고 현장에 실무 책임자로서 왔으면서 총리 수행에만 집중했다며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을 국감장에서 질타했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판교 사고를 세월호 참사 이후의 반복된 비극이라고 규정하며 김종덕 문체부 장관에게 공연장 및 영화관 등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조했다.

◇놓친것 : 최대 화두에도 해결책 못내…'누리과정 문제' 與野 평행선

교문위는 안전 외에도 각 분야에서 발견된 여러 문제들을 검토해나갔지만 주요 화두로 떠오른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정부와 야당 간의 이견으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교문위는 종합감사를 포함한 교육부 국감 2차례를 비롯해 각 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통해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국감 첫날이던 7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방교육재정 악화로 내년도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기로 전격 발표한 것이 논의의 발단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해당 발표 직후인 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교육부 감사에서부터 해당 문제에 대해 집중 포화에 나섰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던 보육 예산을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2012년에 교육감들과 논의 없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처리하기로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에 "광은 대통령이 팔고, 나머지(부담)는 지방교육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보편적 복지를 중앙정부가 맡기로 했었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교육감들에게 "아이들을 볼모로 잡지마라"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지방교육재정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육감들의 대처법과 문제 해결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장휘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 교육감으로 있는 광주교육감의 20일 현장 감사에서 "시·도교육청이 정부와 예산 문제를 협의해 해결해야 하는데 '누리과정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며 대립구도를 만든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다음날(21일) 진행된 대구·경북·충북교육청 감사에서 "교육감들은 정부예산을 받아 편성할 의무가 있는데 투쟁 방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부처별로 예산이 어려운 만큼 교육청의 예산절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교육청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국고 지원 등 정부의 책임이 우선이라는 야당의 주장과 정부와 교육청 안팎의 사정이 모두 어려운 만큼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여당의 시각이 국감이 마무리된 후에도 평행선을 그어갈 모습이다.

◇설훈 위원장 '자니윤 발언' 공방으로 늑장 감사…자료·증인 문제 또 반복

교문위 국감은 주요 화두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 외에도 '발언' 공방과 매년 반복되는 자료제출 및 증인 출석 문제에 많은 체력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발언 공방은 설훈 교문위원장이 지난 17일 한국관광공사 감사에서 윤종승(자니윤) 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정년이라는 제도를 왜 뒀나. (중략) 79세면 은퇴해 쉴 나이 아니겠냐"며 말한 것이 발단이었다.

공방은 13~14일 지방교육청 현장 감사가 치러진 이후 다시 국회에서 열린 23일 감사에서 재현됐다. 여야 의원들은 제각각 사과를 요구하거나 발언을 옹호하며 충돌했다. 지적과 반박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과 설 위원장은 "무슨 위원장이 저래!" "무슨 위원이 저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진행돼야 할 감사는 1시간여 지연됐다.

자료제출 문제를 둔 갈등은 같은 날 진행된 서울대 감사에서 극에 달했다.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은 성낙인 총장에게 입시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며 지적했고, 성 총장은 "입시 관련 사항은 그 과정을 대외비로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것(자료)들이 학원가에 퍼지면 입시관리의 어려움이 있다"고 답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안민석 의원은 "대학이 룸살롱이냐, 영업비밀이 있게"라고 비판했고,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법을 설명하며 자료제출을 압박했다.

한편, 사학 문제의 최대 화두로 예상된 김문기 상지대 총장과 김길날 전 상지대 이사장의 증인 출석 문제는 지난 8일 김 총장이 해외 출국하고, 김 전 이사장이 치주염을 이유로 사유서를 제출하며 불출석으로 결정됐다. 교문위원들은 이를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강력 비판했다.

교문위는 이에 감사 마지막날인 27일 김 전 이사장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김 총장에 대한 고발 여부는 김 전 이사장의 동행명령장 이행 여부를 보고 결정할 방침이다. 김 전 이사장은 김 총장의 차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