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공무원이 투잡? 김기식 "직원단체 임대업 백억대 수익"

[the300][2014 국감]"회원 대부분이 현직"- 국무조정실 "실상 파악할 것"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4.10.24 12:02
임환수 국세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세청에 취임 후 처음 열린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14.9.29/뉴스1

 현직 국세청 공무원들이 가입한 단체가 부동산 임대로 수익을 내고 이 돈을 퇴직금에 보탠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단체가 아니라 현직 공무원들이 영리행위 금지 의무를 어기고 '투잡'을 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4일 국무조정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직 공무원 영리행위가 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음에도 별도 사단법인을 만들어 편법 돈벌이를 하거나, 퇴직 공직자 단체에 현직 직원이 가입, 퇴직 공무원 단체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에 십 수년간 (해당기관이)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각 정부부처에서 받은 '전현직 공직자 단체 수익사업 현황'에 따르면 '세우회'는 그동안 국세청 퇴직 공무원 단체로 알려졌으나 이사장과 이사 1인, 실무 담당인원 5명 정도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현직 국세청 공무원이다. 지난해 기준 국세청 공무원 1만8841명 가운데 1만4600명(77.5%)이 세우회 회원이다.

세우회 이사회 7명 중 5명은 현재 국세청 기획조정관, 운영지원과장 등 간부급이다. 세우회 감사는 현직 국세청 감사관이다.

세우회는 비영리사단법인으로 등록됐지만 지난해 여의도와 관악구 2곳의 부동산 임대수입으로 112억원을 벌었다. 이 돈은 국세청 직원들이 납부한 상조금에 보태 퇴직시 퇴직부조금으로 지급된다. 

김 의원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영리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사단법인 형태를 통해 편법적으로 부동산 임대사업으로 이른바 투잡을 뛰고 있다"며 "그런데도 국세청은 현행법상 세우회는 국세청과 아무런 법적 관련이 없는 별도의 사단법인이라며 자료제출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의 경우 현직직원 단체인 '양우공제회'가 골프장 사업과 금융투자 등을 하고 있다.

퇴직공무원 단체가 출신기관으로부터 수의계약으로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는 관행도 지적됐다. 한국전력 퇴직자로 구성된 전우실업은 전력량계 순회시험 위탁 등 한전과 수의계약을 통해 연 500억원 규모를 번다. 철도공사 퇴직자의 철우회는 승무원 숙소관리를 위탁받고 있다. 이밖에 수자원공사는 수우회, 도로공사는 도성회, 조달청은 조우회, 경찰청은 경우회 등 퇴직자 단체가 있고 이들의 수익사업이 올해 국정감사 여러 상임위에서 문제제기됐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관피아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제도개선이나 부정부패 (근절) 관련 작업을 하고 있지만 김 의원님이 지적한 부분은 자세히 알지 못했고, 실상을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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