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따라 기소하고 재판하는 권력기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면서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본'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섞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인 사면에 대해서는 10명중 7명은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 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분석한 '사법 현안 관련 조사 결과표'(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법 적용이 공정한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2.8%가 "공정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답은 26.3%에 불과했다.
◇'우리 사회 법 적용 공정한가?' 질문에 "불공정 72.8%"
여론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서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는가에 대해선 72.8%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별로 고정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답이 56%, '전혀 고정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답이 16.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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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권력기관 중에선 검찰에 대한 불신이 가장 컸다.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항목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검찰(71.8%)이었다. 그 뒤를 경찰(63.4%)>국가정보원(59.9%)>감사원(59%)>법원(57.7%)이 따랐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71.8%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별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가 54.4%,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가 17.5%였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별로 지켜지지 않는다+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답도 65.8%에 달했다. 야권 정당 지지자들 가운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1.6%에 이르렀다.
◇박근혜정부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개선 안됐다 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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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66.2%에 달했다.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답이 43.7%,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답이 22.6%였다.
현 정부 들어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학력과 소득이 높을 수록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하(50.8%)보다 대학재학 이상의 응답자(76.3%)에게서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소득도 높아질수록(월 200만원 이하 46.7%, 201~400만원 71.9%, 월 401만원 이상 75.6%)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았다.
특히 20~30대 응답자 사이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80%를 넘었다. 19~29세는 81.6%, 30대는 82.3%가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40대(71.5%) 이후부턴 50대(61.5%) 60대 이상(37.8%)까지 부정적인 의견이 점차적으로 줄었다.
◇"기업인 사면, 긍정적 여론 많다는데…" 70% 가까이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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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24일 구속 수감 중인 기업인 선처가능성을 시사 한 데 이어 최 부총리까지 발언에 힘을 실어주면서 '기업인 사면론'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재벌총수의 가석방이나 사면·복권 선처에 대해 여전히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응답자의 69.2%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찬성은 23%, 모름·무응답은 7.8%에 그쳤다.
재벌총수에 대한 가석방·사면도 소득과 학력이 높을 수록 반대 비율이 커졌다.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응답자의 반대 비율(75.5%)이 고졸 이하 응답자의 반대 비율(59.7%)보다 높았다.
소득별로 분석하면 소득이 높은 응답자일 수록(월 200만원 이하 56.8%, 201~400만원 70.7%, 월 401만원 이상 76.9%) 기업인 가석방·사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는 기업인 가석방·사면에 대해 54.8%가 반대한다고 답했고, 39.8%가 찬성한다고 했다. 야권 정당 지지자 중에서는 80.5%가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11.8%가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연구소가 지난 4일 전국 19세 이상 국민들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실시했다. 총 응답자 수는 700명(응답률 1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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