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 한 수' 통할까…30일 본회의 전망은?

[the300]커진 야당 책임, 물러설 곳 없어 본회의 30일 열릴 가능성 높아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마친뒤 본청을 나서 자신의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정 의장은 본회의에서 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본회의 일정을 30일로 미루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2014.9.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고심 끝에 새누리당 단독국회 손을 들어주는 대신 여야의 합의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무능정당' 비판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식물국회'란 비판을 받고 있는 정치권을 다시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절실함이 묻어난 선택으로 풀이된다.

◇정 의장 결단에 여당 발칵 뒤집혔지만, 신의 한수 될까=정 의장의 이 같은 결정에 의원 총동원령을 내리며 의결정족수인 과반(150석)을 넘긴 153명 의원을 모아 법안처리를 강행하려던 새누리당은 발칵 뒤집혔다.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산회한 정 의장에 대한 집중성토가 이어졌고 새누리당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사퇴를 촉구키로 결정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정 의장의 이날 결단이 야당은 물론 여당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란 평가가 나온다. 여당 단독으로 법안처리를 강행할 경우 '독선 정당'이란 타이틀은 물론 정국은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 것이 불보듯 뻔했다.

이는 국정감사·예산안 처리 등 줄줄이 예정된 정기국회 주요 포인트에서 여야 갈등을 더욱 고조시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갈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정 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미리 준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정 의장의 호소문에는 지금과 같은 국회 신뢰위기를 여당 혼자서는 풀수 없다는 심경이 구구절절하게 담겼다.

여당이 단독 국회를 개최한다면 무능 야당뿐만 아니라 독선 여당이란 비난의 화살이 동시에 쏟아질 것이고 이 경우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추락할 것이란 우려도 포함됐다.

정 의장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처리를 강행할때 이 법이 식물국회를 만들 것이라면서 끝까지 반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여당 만이라도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해야만 식물국회가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녹아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던 정 의장이 이날 여당 단독국회를 거부하고 여야 합의를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한 것은 여야 합의정신을 되살려야만 국민들이 국회에 신뢰를 보낼 것이란 위기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커진 야당 책임, 본회의 30일 열릴 가능성 높다=새누리당이 정 의장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현재로선 30일 본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이 원내대표의 '사퇴 카드'가 주말에 의총을 열 예정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정 의장 양쪽을 동시에 압박하는 효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국회 정상화가 안되면 의장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의장이 30일이라고 했으니 (30일 본회의 개최 여부를 보고) 나머지는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의 결단에 야당은 한숨을 쓸어내렸다. 합의도 못하고 무능한 야당으로 낙인찍히는 결과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도 30일까지는 어떻게든 의사일정에 합의해 본회의에 참여해야할 의무가 생겼다. 정 의장이 야당 손을 들어주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점에서 이번엔 공이 야당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만약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고 또 다시 30일 새누리당 단독 국회가 소집된다면 새정치연합을 겨냥한 책임론은 그 어느때보다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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