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득 없고 밋밋했던 새정치聯의 '강경 투쟁 첫 날'

26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갖는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관계자가 현수막을 걸고 있다./사진=뉴스1

6시-세월호 유가족 면담
8시10분-원내대책회의
8시30분-의원총회
9시30분-외부 강연

26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일정 중 일부다. 재미있는 점은 오전이 아니라 일과 후 일정이라는 것.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한 이날, 새정치연합은 야간에도 빡빡한 일정을 보냈다.

낮 동안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여의도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의대회 및 대국민 호소문을 시작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세월호 유가족이 노숙 중인 청운동 주민센터,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누워있는 용두동 동부병원, 문재인 의원이 있는 광화문 광장, ‘물 폭탄’으로 피해를 입은 부산 등지로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강경투쟁에 따른 결과는 미미하다. 세월호 유가족과의 협상에서 한 발자국도 진전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뼈아프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동안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과 김형기 부위원장, 유경근 대변인 등과 만나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대한 논의를 나눴지만 2시간 동안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특별법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진전된 부분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유족 대표단은 여전히 원칙적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면담을 갖고 있다./사진=뉴스1

오히려 유가족들은 27일 있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두 번째 면담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이완구 역할론'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내일 장밋빛 미래를 예측하는 기사가 나오지만 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3자 협의체가 아닌 유가족 중심의 3자가 만나자는 제안이 오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우리가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강경투쟁을 시작한 첫날 장외로 나서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4선 김성곤, 김영환, △3선 김동철, 박주선, 변재일, 주승용, 조경태, △재선 안규백, 유성엽, 이찬열, 장병완 △초선 민홍철, 백군기, 이개호, 황주홍 등 15명 의원은 ‘장외 투쟁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밤 9시30분부터 진행된 정혜신 박사의 트라우마 치유 강의에 대해 일부 의원은 “한가하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판장에 사인한 의원을 포함 92명의 의원이 결집하면서 '강경투쟁'을 택한 지도부에 힘을 보탰다. 한정애 대변인은 “일부 의원들의 그런 우려도 있어 낮에 외부일정 소화하고 돌아오는 방식을 취한 것”이라며 “내일도 비슷한 형태의 투쟁이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27일 10시 의총에서 결의를 다진 뒤 11시30분 서울광장에 집결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1인 시위 띠 잇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상임위별로 가까운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나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설명하고 SNS 홍보 전개를 통해 '여론 뒤집기'에 나서기로 했다.

한 대변인은 “지금까지 지도부와 실무 협상자의 설득만 이뤄졌지만 이제부터 여당 의원을 대상으로 맨투맨 방식의 설득작업을 진행한다”며 “신뢰의 부족에서 나온 만큼 세월호 특별법의 우호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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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유가족들 "이완구에 기대"…일부 의원 "외부강연 한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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