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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약 14조원에 이르는 고용보험기금·산재보험기금 여유자산 운용을 5명이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자산운용 전문가는 단 2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이들 여유자산을 증권사에 위탁운용 했는데, 여기에 연간 수십억원이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3 회계연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고용보험기금 여유자산은 5조9363억원, 산재보험기금 여유자산은 8조5917억원으로 이들 기금의 총 여유자산은 14조5280억원이었다.

이들 여유자산은 금융상품으로 투자, 운용되는데 지난해 수익률은 고용보험기금 여유자산이 3.09%, 산재보험기금 여유자산이 3.50%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들 여유자산을 운용하는 고용노동부 자산운용팀 인력이 5명(팀장 1명, 행정사무관 2명, 주무관 2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중 자산운용 전문가는 단 2명, 나머지는 행정공무원으로 자산운용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보험기금·산재보험기금과 규모가 비슷한 사학연금기금의 경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자금운용관리단이 여유자산을 관리하고 있는데 총 36명이 6팀으로 나뉘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고용노동부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의 여유자산을 증권사에 위탁운용하고 있는데, 위탁운용에 따른 비용(판매보수)으로 연간 50억원이 소요되고 있었다.

국회 관계자는 "현행 고용보험기금·산재보험기금 자산운용체계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위탁운용에 고비용이 소요된다"며 "고용노동부는 다른 사회보험성기금의 여유자산운용체계를 면밀히 검토해 고용보험기금·산재보험기금 자산운용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강조하면서도, 시간제일자리를 위해 배정된 예산도 다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듯한 시간제일자리 창출지원'사업은 고용이 안정된 시간제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주에게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인데, 지난해 배정된 106억원 중 49억원만 집행됐다.

국회 예정처에 따르면 이 사업의 연간 지원실적은 △2011년 139명 △2012년 866명 △2013년 1294명에 그치고 있으며, 집행률은 △2011년 4.2% △2012년 49.5% △2013년 36.2%로 낮은 수준이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사업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우리나라 시간제일자리 시장이 주로 저부가가치 기업과 저숙련 취업애로계층으로 구성돼 지원요건을 충족하는 반듯한 시간제일자리 창출 여건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실적 제고를 위해서는 반듯한 시간제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강화로 제도 이용률을 제고하고, 양질의 시간제일자리에 적합한 직무형태 개발, 시간제일자리와 풀타임 일자리의 상호 전환 등 고부가가치 기업에서 시간제일자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