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 못잡는 '김영란법'.."일단 통과시키고 보자?"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 이른바 '김영란법' 국회 논의가 10일로 예정된 공청회를 앞두고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측이 공청회에서 위헌 소지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난다면 '김영란법' 원안대로 간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법안을 직접 다루는 정무위 법안소위 내부에서는 여전히 법안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이달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고, 정무위를 통과하더라도 법사위 등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정무위 법안소위 위원장인 김용태 새누리당 간사는 7일 "공청회에서 '일부 문제 소지도 있지만 위헌까지는 아니다'라는 정도의 의견이 모아지면 '김영란 원안'으로 가겠다는 것이 간사로서 의견"이라고 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견해를 여당의 방침으로 내부정리한 뒤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은 법안이 위헌이 될까 걱정이지 그게 아니면 김영란 원안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법 적용 대상 관련해서 기존 안에 추가해서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종사자를 포함시키자는 데에는 반대하지만 야당과 협의해 사립학교 교직원까지는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대상자를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가족 범위를 조정하자고 한것은 빨리 법안을 처리해달라는 당부로 이해한다"면서 "원안이 위헌 소지가 없으면 원안 처리하는 것으로 정리하는게 맞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발언은 일견 새누리당 당내 이견들이 정리된 것으로 볼수도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원안은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는 내용이지만 법률안으로 제출되지도 않았다. 정부가 이를 검토해 국회에 낸 법안은 금액과 관계없이 직무관련성(대가성)이 있는 경우에만 형사처벌토록 했다. 이 때문에 '후퇴' 논란을 빚었다.

원안대로 직무관련성을 아예 따지지 않을 경우 상당한 혼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공직자 본인뿐 아니라 직계가족, 또 배우자의 직계라도 함께 산다면 미풍양속 처럼 여겨지던 선물 등 상당수 금품수수 등이 제약받고 이들의 일상적인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줄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이 끊임없이 후퇴 논란에 휩싸이면서 원안 유지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김용태 의원의 원안 언급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원안 취지를 살려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불문하고, 100만원 이상 금품 수수시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해석상 논란의 불씨로 지목된 공무원 가족의 의례적 명절선물, 소소한 회식비 등 원안과 정부안 모두 예외로 하고 있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의 입장도 국민권익위의 해석에 비춰보면 혼란스럽다. 이성보 위원장은 지난 5월27일 정무위 법안소위에 출석, 사실상 관혼상제 외의 경우 금품 등을 수수해선 안된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김기식 새정치연합 정무위 간사는 글자 그대로의 '원안'을 처리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원안의 취지를 살리는 것이지 원안 그대로 통과할 순 없다는 것이다.

결국 10일 공청회가 김영란법 처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원안이든 정부안이든 각각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이 공론장에서 펼쳐지면, 쟁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처리든 보류든 갈피를 잡기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단 여론 방향의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김영란 전 위원장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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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피 못잡는 '김영란법'.."일단 통과시키고 보자?"

[the300]與 "공청회서 위헌 문제 없다면 원안 처리도 가능" …속내는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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