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2천만원까지 카드로 납부"...안종범 靑경제수석 효과?

[the300] 안종범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 의원발의 법안, 기재위 조세소위 심사 대기 중

이상배, 박경담 기자 | 입력 : 2014.06.19 14:05

안종범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최부석 기자

자영업자들이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을 낼 때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한도를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이 국회 논의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집권여당과 긴밀한 관계를 갖는 안종범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의원 시절 발의했던 법안이라는 점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이 현재 기재위 조세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채 19대 국회 후반기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안 수석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 2월 기재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전문위원 검토 보고를 거친 뒤 조세소위에 회부됐다.

개정안은 납세 의무자가 자신이 내야 할 국세 가운데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를 현행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은 자영업자들이 매년 정기적으로 부가가치세나 종합소득세를 낼 때 1000만원까지만 카드로 납부할 수 있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내야 한다.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들은 세금을 내기 위해 심지어 단기 대출을 받아야 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분기별로 신고·납부하는 부가가치세의 경우 3개월 간 매출액의 10%를 한꺼번에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안 수석은 지난해말 개정안을 의원 발의하던 당시 "현행법은 국세를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으로 납부할 경우 한도를 1000만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어 유동성이 부족한 영세납부자의 편의를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국세 가운데 2000만원 이하는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규정해 국민의 납세 편의를 도모하고 세입여력을 확대함으로써 재정 건전성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법안에 대해 기재위 전문위원실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국세 납부의 카드 한도를 높인다 해도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는 납세자는 카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므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한 국세 납부가 과도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문위원실은 또 국세와 지방세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개정안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재산세, 취득세 등 지방세의 경우에는 카드 납부 한도가 별도로 설정돼 있지 않다.

기재위 여야 간사 구성 등에 비춰볼 때 상임위 논의 전망도 밝다. 19대 국회 후반기 기재위 야당 간사로 확정된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세의 카드 납부 한도를 높이는 것은 일종의 납세자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이어서 여야가 크게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후반기 기재위 여당 간사로 유력한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안 수석과 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으로 학계 시절부터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강 의원은 최근 안 수석이 청와대로 옮기면서 비게 된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 자리를 넘겨받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세의 카드 납부 한도가 2000만원으로 늘어날 경우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을 정기적으로 한꺼번에 모아서 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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