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기도에 사는 분들이라면 오늘 이후 밤 늦게 편의점을 찾았다가 낯익은 정치인 한 명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다. 

 남 후보는 27일 자신의 경기도지사 선거 운동의 대미를 장식할 '7박8일'간의 무한도전에 들어갔다. 편의점과 주유소 아르바이트, 여성 안심귀가돕기 체험, 자살예방센터 상담, 한센 병원 봉사 등 현장 속에서 숙박을 하며 혁신의 과제를 찾는 이벤트다.

무한도전은 남 후보의 정치 행로와도 닮았다. 30대 초반에 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5선까지 오른 40대 후반의 젊은 젊은 정치인. '경제민주화' '공동체' '통합의 정치' 등 그가 주창해온 가치들은 여권내 주류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타협하기 보다 쓴소리를 하고 쇄신을 요구했다. 주류에 대한 도전이었다.

경기도지사는 그에게 또다른 무한도전이다. 주류를 비판하고 견제하던 그가 자신의 정치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주류가 된다는 의미다. 그가 내세웠던 정치 철학이 행정을 통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면 경기도를 넘어 우리 정치권에 새로운 주류 리더가 탄생하는 셈이다. 

◇무한도전 1. 따뜻한 공동체, 따복 마을 = 무한도전에 들어가기 하루 전인 26일 오후 광화문의 한 까페에서 남 후보를 만났다. "잠이 부족한 게 좀 힘들다"는 말과는 달리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5선 의원으로 숱한 선거를 치른 관록이 느껴졌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공약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따복마을' 공약을 들었다.

따복마을 공약은 마을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경기도가 직접 마련해주는 것이다. 공간 활용 및 운영은 주민자치에 맡겨 그 결정에 따르고 도는 사회적일자리를 비롯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지원한다. 이 공간을 통해 공동 보육, 육아, 소통 등이 가능하게 함으로 공동체를 복원한다는 구상이다. 4년 동안 단계적으로 경기도 전역에 최소 6000개의 따복마을을 조성하고 봉사 인력을 지원해 한 곳당 평균 3개씩 1만8000개의 사회봉사 일자리도 창출된다. 이 공약은 수년전 이같은 개념을 도입했던 수원의 '꽃뫼 마을'을 방문했던 경험이 토대가 됐다. 경제민주화, 공동체 등 지속가능하고 함께 잘 사는 경제를 고민해온 남 후보의 귀결점이기도 하다. 

남 후보는 "꽃뫼 마을의 공동체 복원은 놀란운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셋째를 낳는 집안이 많아졌고, 넷째를 낳는 가정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행복은 일자리와 경제성장만으로는 안된다"면서 "충분조건이 따듯한 공동체인데 이를 현실화 시키는 수단이 따복마을"이라고 강조했다.

남 후보는 따뜻한 공동체 구현을 위한 다른 공약으로 빅파이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남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제일 중요한 거시 골목상권을 어떻게 지키느냐"라며 "각종 빅데이타를 앱 등을 통해 무료료 제공해 소상공인들의 실패를 줄여주고, 창업이 늘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단체장이 할 수 있는 권한내에서 대기업 반칙을 막고 골목상권 지킬수 있는 것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2. "종북세력 아니면 누구와도 같이 간다"= 정무부지사 등 주요 자리에 야권 인사를 등용하겠다고 한 얘기를 꺼내자 남 후보는 자신이 비판했던 것을 스스로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의 리더십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남 후보는 "제가 그동안 쓴소리를 하면서 대통령이나 권력자에게 요구했던 것이 '왜 야당을 포용 못하느냐' '아부하는 사람만 옆에 쓰느냐'는 얘기 였다"면서 "도지사가 되면 그 기준을 저한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가능한 이유를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남 후보는 "관료로서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족함을 채워주실 불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문수 손학규 임창열 등 전직 도지사 분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다 도정에 반영하고 싶다"면서 "100% 성공하고 실패한 사람은 없다. 공과 과의 경험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화합의 선거 원하지만 정책은 혹독히 검증" = 남 후보는 선거에 대해서는 "승패를 떠나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화합할 수 있는 선거를 치르겠지만 상대의 정책에 대해서는 혹독한 검증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 공약을 거론했다. 남 후보는 애초부터 무리한 공약이 이었다고 말했다. 남 후보는 "처음에 공무원을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되면 전체 8조원, 경기도만 1조5000억 원이 든다"면서 "비용에 대한 비판이 들어가니 이후에는 준공무원화라는 표현을 쓰는 등 바뀌어서 정체가 뭔지 계속 물어볼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