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요 치열할 수 밖에 없죠. 당협위원장 1명당 선거인단 50명이 달려있는데..."

최근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당협위원장 인선 잡음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이 내놓은 해석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선거인단 구성 등에 당협위원장 영향력이 크게 적용하다보니 선거를 앞두고 자리 싸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지난해 연말 이후 당협위원장 자리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말 서울 노원을과 구로갑, 동작갑 지역의 당협위원장 인선 때는 비주류인 김성태 서울시당 위원장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면서 홍문종 사무총장측과 격돌했고,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도 문제가 있는 인선이라고 김 위원장의 지적에 동조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서울지역 구청장 등에 후보로 나설 당협위원장이 최대 6명으로 예상되면서 후임 당협위원장 인선 여부를 두고 운영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친박계가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맞붙은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도 상당기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협의원장이 당내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선거인단 구성에서다. 전당대회는 선거인단 투표 70%와 사전 여론조사 30%로 결정된다. 선거인단은 대의원(1만명 이내), 책임당원 전원(최근 1년간 당비 6개월 이상 납부, 13만명 안팎), 일반당원 4만 명(각 당원협의회별 유권자수의 0.1% 이내), 청년(1만명 이내 공모) 등으로 구성된다. 전부 19만명 안팎이 여론조사 30%를 제외한 전체 선거의 70%를 좌우하는 선거인단이 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당협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상이 대의원이다. 당헌당규는 전체의 대의원의 절반 정도인 5000명 이내를 당협이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당협이 전부 246개 이므로 당협 당 20명 안팎의 대의원을 추천할 수 있다. 일반당원 선거인도 당협에서 추천하고 시도당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하는 방식으로 당협별로 50명을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예전 만큼의 영향력은 아니지만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책임당원들에 대한 직간접인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당협위원장 한 명이 수십명 이상의 표를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당 경선은 룰이 약간 다르다. 국민참여선거인단 80%, 일반국민 여론조사 20%로 비율이 적용된다. 선거인단 80%는 다시 대의원 20%, 당원 30%, 일반국민 30%로 구성되는데 대의원에는 당헌당규에 규정된 전당대회 대의원을 중심으로 추가로 선정하게 한다. 당원 선거인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하되, 정수의 50%는 책임당원 명부에서 추첨하고, 나머지 50%는 책임당원 추첨에서 탈락된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중에서 추첨한다. 국민 선거인은 당원이 아닌 일반국민 중에서 공모에 응한 사람 중 선정한다. 전당 대회와 마찬가지로 당협위원장들이 대의원 선정과 책임당원 등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예로 들어보자.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선거인단은 해당 지역 유권자의 0.1% 이상 규모로 구성해야 한다. 유권자가 830만명 정도인 서울의 경우 8300명 가량이 선거인단이 되는데 당협위원장 한 명이 이들 중 수십명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파괴력이 클 수 밖에 없다. 서울시 당협위원장은 모두 48명이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여론조사 등은 노력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당협위원장 표에 얻는데 전력할 수 밖에 없다"면서 "경선 자체가 박빙으로 흐를 경우에는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