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만의 文-아베 정상회담…日수출규제 출구 찾을까

[the300] 오늘 中청두서 한일 정상회담...수출규제·지소미아·강제징용 논의될 듯

오상헌 기자, 권다희 기자, 청두(중국)=김성휘 기자 | 입력 : 2019.12.24 08:19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오후 중국에서 15개월 만의 정상회담을 갖는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갈등을 눅이고 최악의 한일관계를 개선할 변곡점이 마련할 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4일 오후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고 있는 제8차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에 양자 회담을 갖는다. 한일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 이후 15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로 한일관계가 악화한 이후 처음 열리는 정식 회담인만큼 양국 정상의 합의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가에선 정상간 만남 자체로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는 최근 ‘2019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 참석차 도쿄를 방문한 외교부 기자단과 만나 '정상회담에서 긍정적 메시지가 나올 것 같냐'는 질문에 "그러기를 기대하고 있다. 분위기 면에서는 두 달 전까지와는 또 다르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0일 수출규제 대상 품목인 포토레지스트를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하는 등 일부 긍정적 신호도 나왔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원상복원'뿐 아니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배제 조치도 완전히 철회해야 조건부로 종료를 유예한 한일 지소미아를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해법찾기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과 피해자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원칙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징용 배상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한국 정부의 시정을 요구한다.

NHK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방중 전 기자들과 만나 "정상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출신 근로자 문제(강제징용 문제)를 포함해 일본의 생각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와 나라의 약속은 지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한일청구권협정은 국교 정상화의 전제인 만큼 한일관계의 근본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가 해결됐으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란 기존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반복한 셈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본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으로 제안해 지난주 발의된 이른바 '문희상 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지 주목된다. 문희상안은 '기억·화해·미래재단'을 세워 한국과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에 양국 국민 성금을 더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이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이 법안의 한국 내 추진 여부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문 의장이 제출한 법안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입법부 논의이기 때문에 발언을 삼가겠다"면서도 "어쨌든 한일 관계를 건전하게 하기 위해 한국 측이 행동을 취했으면, 계기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의장이 최근 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발의한 '1+1+α'에 대해 "피해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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