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박원순에 "상암 롯데몰 세부개발계획 조속 처리를"

[the300]"법적 근거없이 심의 장기간 보류…도시계획결정 부당처리 없도록"

최경민 기자 | 입력 : 2019.12.05 14:00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소재 감사원 / 사진제공=.

감사원이 7년째 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상암 롯데몰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장기간 지체된 세부개발계획 결정 업무를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5일 '지자체 주요정책 사업 등 추진 상황 특별점검'을 통해 "법적 근거없이 심의를 장기간 보류하는 등 도시계획결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2011년 상암택지개발지구 3개 필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복합쇼핑몰을 유치키로 했었다. 상암택지개발지구에 대형판매시설이 부족하여 지역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른 것이다.

롯데쇼핑은 2013년 3월 서울시로부터 1972억원에 이 부지를 사들이고, 상암 롯데몰을 개발키로 했다. 그해 9월에는 세부개발계획안을 마련하여 마포구에 제안하며 사업이 본격 추진됐다.

서울시는 2015년 상생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근 전통시장과의 상생 ‘합의’를 추진하도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를 두고 "도시계획승인의 필수요건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롯데쇼핑 측은 상생TF 회의결과 및 DMC 자문회의 의견 등을 수용했다. 판매시설 비율 축소(82.2%→ 70.6%→ 67.1%) 및 상생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인근 17개 전통시장 중 16곳이 복합쇼핑몰 입점을 찬성했다.

감사원은 "그런데도 서울시는 1개 전통시장이 반대하여 상생 ‘합의’가 안 되었다는 사유로 세부개발계획안 심의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2017년 4월 서울시를 상대로 부작위 위법확인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3월 법원이 조정을 권고했고, 서울시는 롯데쇼핑 측에 법원의 조정권고안(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조속한 개최) 수락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그러면서 2018년 8월까지 상생 합의가 결렬될 경우 직권조정을 통해 2019년 상반기 중에는 세부개발계획을 결정해주기로 약속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법원의 조정권고 수락(2018년 5월) 후 소송을 취하(2018년 7월)하자, 박원순 시장은 2018년 8월 "서울시는 나머지 1개 시장과의 상생 합의 후 세부개발계획을 승인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원은 "당초 약속과 달리 상생 합의 결렬을 이유로 세부개발계획 결정을 보류한 것"이라며 "그 결과 롯데쇼핑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고, 인근 주민의 소비자 권리가 침해되었으며,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회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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