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과 필리버스터…나경원의 책임, 어디까지

[the300]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무산…패스트트랙 정국 진두지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끝난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무산됐다. 나 원내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12월부터 재임 1년 동안 가장 큰 족적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투쟁'이다. 

황교안 대표가 주재한 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나 원내대표의 '연임 불가' 결정을 내렸다.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최고위에서 결정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당내 반발이 나왔다.

그러나 당내 불란 불식 등을 고려해 다음날 나 원내대표는 결국 최고위의 결정을 수용했다. 나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며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자유한국당의 승리를 위한 그 어떤 소명과 책무는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 정국은 시작부터 한국당에게 불리하게 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원내대표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여야 5당 원내대표와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합의하면서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에 마땅한 탈출전략을 찾지 못하면서 장외투쟁 등 강경책으로 일관해 지금 상황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한국당은 이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논의만 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야 4당은 합의를 명분으로 올해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을 강행했다.

한국당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회의장을 막는 등 물리력으로 대응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패스트트랙 충돌로 한국당 의원 60명이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찰·검찰의 의원들에 대한 소환 통보가 이뤄지면서 이를 진두지휘한 나 원내대표 리더십의 위험요소로 계속 작용했다. 나 원내대표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나섰지만 국회선진화법 위반에 따른 사상 초유의 무더기 조사에 당내 불안감이 지속됐다.

패스트트랙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나 원내대표의 정치적 운신에도 이 문제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결국 이달 3일 부로 모두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상태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등을 추진했다. 나 원내대표는 임기 만료를 10여일 앞둔 지난달 29일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민생·비쟁점 법안 199개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여당의 허를 찔렀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나 원내대표가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패스트트랙 국면을 매듭짓지 못한채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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