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시어시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보시어 시티 센추리링크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미 행정부 당국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의 5배인 50억 달러(약 5조8200억 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방부와 국무부 당국자들은 이를 47억 달러로 낮추도록 대통령을 설득한 뒤 이 금액을 정당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고 전했다. 2019.11.15. |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우려스럽다(worrisome)"(워싱턴포스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최근 미국 유력 언론들이 내놓은 비판적 평가들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관'을 비판하는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의 글을 실었다.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문재인 정부에는 정치적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는 내용이다. 올해 1조389억원을 낸 한국의 분담금을 내년 이후 47억5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로 5배 이상 올리라는 건 '66년 혈맹'인 한미 동맹을 모욕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미 조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박이 한창이다. 미국 내에선 상상을 초월하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드라이브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동맹관'과 대선을 위한 정치적 계산법, 군사·안보 세계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셈법이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부터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대통령 후보 시절 동맹국의 방위비를 늘리는 대선 공약을 제시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트럼프는 가치나 이념으로 동맹을 바라보지 않는다. 경제와 거래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했다.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하는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칸 퍼스트)와 트럼프식 부동산 거래가 결합한 정책 사례라 할 만하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최근 미국 유력 언론들이 내놓은 비판적 평가들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관'을 비판하는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의 글을 실었다.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문재인 정부에는 정치적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는 내용이다. 올해 1조389억원을 낸 한국의 분담금을 내년 이후 47억5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로 5배 이상 올리라는 건 '66년 혈맹'인 한미 동맹을 모욕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美상원도 제동 "동맹 중 韓국방비 최대, 방위비 상당 기여"
미국 의회도 트럼프 행정부에 제동을 걸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방수권법(NDAA) 법안 관련 2020회계연도 의회 보고서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 협상은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고려하면서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방비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2.5%로 동맹국 중 가장 높다고 적시하고 한국이 방위비 분담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방비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2.5%로 동맹국 중 가장 높다고 적시하고 한국이 방위비 분담에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인 군사 주둔 비용은 미국 납세자들이 혼자서 책임져야 할 부담이 아니라 이익을 보는 동맹과 파트너들이 공평하게 분담해야 하는 책임"(미 국무부)이라는 행정부 인식과 결이 다르다.
동맹국의 분담금 인상은 재정 적자를 줄인다는 점에서 예산 승인권을 가진 미 의회가 반길 만한 일이다. 한국 국회가 분담금 대폭 증액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도 "납세자 부담을 높인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미 의회가 앞장서 트럼프 대통령의 '500% 인상'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동맹국의 분담금 인상은 재정 적자를 줄인다는 점에서 예산 승인권을 가진 미 의회가 반길 만한 일이다. 한국 국회가 분담금 대폭 증액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도 "납세자 부담을 높인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미 의회가 앞장서 트럼프 대통령의 '500% 인상'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반전평화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협상이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굴욕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한 한미 대표단은 이날 비공개회의를 열고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 등을 논의한다. 2019.1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맹 '가치'보단 '달러'…내년 재선 앞두고 노골적 '표몰이'
미 조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박이 한창이다. 미국 내에선 상상을 초월하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드라이브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동맹관'과 대선을 위한 정치적 계산법, 군사·안보 세계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셈법이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부터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대통령 후보 시절 동맹국의 방위비를 늘리는 대선 공약을 제시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트럼프는 가치나 이념으로 동맹을 바라보지 않는다. 경제와 거래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했다.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하는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칸 퍼스트)와 트럼프식 부동산 거래가 결합한 정책 사례라 할 만하다.
여기에 내년 11월 재선 '표몰이'에 도움이 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셈법도 깔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플로리다주 대선 유세에서 "내가 당선되기 전 우리(미국) 지도자들은 위대한 미국의 중산층을 그들의 망상적인 세계 사업에 자금을 대기 위한 돼지저금통으로 썼다"며 "우리 군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고 했다. 지지 기반인 백인 중산층 지지층 결집을 위해 방위비 문제를 거론해 전임 대통령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전략적 경쟁자 중러 견제…인태 전략 연장선 '동맹 개념' 전환
미 정부의 동맹 개념 전환 시도를 동서 냉전 종식 이후 30년 동안 급격히 변화한 국제질서 대응전략 차원에서 읽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방부 총괄평가국 분석관을 지낸 다코타 우드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변화하는 세계 정세를 감안할 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드 선임연구원은 과거 GDP 대비 5% 이상이던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현재 3%대로 떨어진 만큼 동맹의 기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전략적 경쟁자 중러 견제…인태 전략 연장선 '동맹 개념' 전환
미 정부의 동맹 개념 전환 시도를 동서 냉전 종식 이후 30년 동안 급격히 변화한 국제질서 대응전략 차원에서 읽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방부 총괄평가국 분석관을 지낸 다코타 우드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변화하는 세계 정세를 감안할 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드 선임연구원은 과거 GDP 대비 5% 이상이던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현재 3%대로 떨어진 만큼 동맹의 기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북핵 위협에 더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강대국화 움직임이 노골화한 상황에서 미국은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대처에 전념하고 나머지 안보 비용은 '동맹의 기여'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내 동맹국들의 결속과 기여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가치와 이념 대신 '달러'로 동맹을 사려는 트럼프식 접근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동맹의 기여 확대는 분담금 액수가 아닌 상호 위협과 전략 지원에 따른 동맹의 군사력에 달린 일"이라고 했다.
반면 가치와 이념 대신 '달러'로 동맹을 사려는 트럼프식 접근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동맹의 기여 확대는 분담금 액수가 아닌 상호 위협과 전략 지원에 따른 동맹의 군사력에 달린 일"이라고 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셈법 변화에 따른 정책(분담금 증액)을 민주주의 국가들인 동맹국의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득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3~4일 한미 협상 재개…트럼프 '나토 정상회의'서 유럽 동맹과 일전
하지만 대내외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압박은 전방위로 이어질 전망이다. 3~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선 한미 방위비 분담금 4차 회의가 열린다. 지난달 19일 3차 서울 회의가 미 협상팀의 결렬 선언으로 파행한 지 2주 만에 열리는 협상이다. 미국 협상팀의 노골적인 '연내 증액 타결' 요구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3~4일 한미 협상 재개…트럼프 '나토 정상회의'서 유럽 동맹과 일전
하지만 대내외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압박은 전방위로 이어질 전망이다. 3~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선 한미 방위비 분담금 4차 회의가 열린다. 지난달 19일 3차 서울 회의가 미 협상팀의 결렬 선언으로 파행한 지 2주 만에 열리는 협상이다. 미국 협상팀의 노골적인 '연내 증액 타결' 요구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비슷한 기간(현지시간 3~4일)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에 나선다. 이번 정상회의는 나토 창설 및 동맹 70주년을 맞아 열리지만 방위비 갈등이 한미 동맹에서 대서양 동맹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협상을 시작으로 2021년 3월 협정이 종료하는 일본과도 내년 협상을 한다. 독일, 나토와의 '방위비 전쟁'도 이어진다.
 |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14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취재진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2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 3'더 내고 더 받자' 연금개혁안에…2030세대 여론은 '의외의 반전'
- 4[속보]野, 민주유공자법·가맹사업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단독 의결
- 5[기자수첩] 준비되지 않은 전쟁의 대가
- 6野 독주로 본회의 직행한 '민주유공자 예우법·가맹점 단체교섭법'
- 7합참 차장, 16년 만에 '별 4개'가 맡는다…육사 출신 강호필 진급
- 8트럼프 리스크 대비?…한미 23일부터 사흘간 '방위비' 협상
- 9"사람 없어 못 싸울 판" 군 인력난…이러다간 조직력 붕괴? 섬뜩한 경고
- 10[단독]장교 인기도 떨어지는데…육군 부사관, 모집계획 반도 못 채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