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꼭]재산권 직결된 공시가격…현실화 방법은 어디에

[the300]부동산가격공시법…실거래가 반영률 공개하고 목표치 설정하도록

해당 기사는 2019-11-16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  30%를 밑도는 역대 최저 수준의 법안처리율, 정당도 조장하는 보여주기식 법안 건수 경쟁. 내년 총선까지 약 5개월 임기를 남긴 20대 국회가 법안을 대하는 현실이다. 대통령이 수없이 호소하고, 기업인들이 사정을 해도 중요 경제·산업·민생·혁신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 20대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만은 꼭 처리하길 바라며 우리 국민들 삶에 당장 필요한 법안들을 머니투데이 더300(the)이 다시 소환했다. 이 법안만은 꼭!

부동산가격의 안정화와 조세부담의 형평성. 

부동산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 1조에 담긴 공시 제도의 목적이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여러 행정자료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1990년 공시지가가 최초 공시된 이후 공시가격의 불투명성은 한결같은 논란거리였다. 실제 공시가격은 시가의 50~70% 수준이다. 지역과 용도별로도 차이가 난다. 국민의 재산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공시가격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온 이유다. 

◇공시가격 현실화 =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8월 대표 발의한 '부동산 가격 공시법 개정안'은 낮은 공시 가격의 현실화율을 높이자는 게 골자다. 

현실화율(시가반영률 또는 시세반영률)은 시장가치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뜻한다. 보통 실거래가를 시장가치로 보고 계산한다. 그러나 정부는 실거래자료의 부정확성을 이유로 현실화율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여기에 주목했다. 조세제도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중요한데 정부가 공식 통계를 공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또 주택 유행별·지역별로 실거래가 반영률 편차가 큰 것도 조세 형평성을 훼손한다고 봤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부동산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 현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공표해야 한다. 또 부동산 유형과 지역별 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청회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실거래가 반영률 목표치를 설정한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의 합리성과 조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건이다. 

◇조세 형평성 제고 VS 신뢰성 저하 =김 의원의 주장은 분명하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의 근간이 되는 정보를 공개하고 목표치를 합의하는 협의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마다, 부동산 유형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다른 것이 문제"라며 "현실화율의 기본 베이스도 밝히지 않고, 또 얼마만큼 현실화율해야 한다는 목표치가 없다는 것은 공시가격을 정부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제대로 된 조세 개혁과 보유세 정상화를 위한 기초 작업이 공시가격의 투명성 제고"라며 "실거래가 반영률 현황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공시가격을 높이고 보유세를 더 걷는 것은 부동산 정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난처한 눈치다. 개정안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적용하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를 댄다. 

우선 전체 공시 물량에 비해 실거래 건수가 현저히 적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물량 대비 거래건수는 토지가 1.74%, 주택이 1.98%, 공동주택이 6.25%였다. 거래건수가 부족한 시골과 거래가 많은 도심 사이 지역별 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또 실거래에 개인간 사정이 개입된 것도 많아 시장 가치를 대변한다고 보기 힘들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지인이나 친인척간 거래, 용도 전환을 위한 고가 거래 등이다. 실거래가 반영률을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공표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적정가격을 현실화율 목표치로 해 적정가격 대비 공시가격 반영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지가 투명성 방안 찾기 = '김현아 안' 외에도 공시지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은 다수 발의돼있다. 공시지가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공시가격 조사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고 공시가격 산정 내역과 기준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아예 공시가격 심의 과정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나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와 시·군·구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회의록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내용의 부동산가격공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심사 안건과 위원 명단, 회의 내용과 결과 등을 담은 회의록이 작성되면 3개월 이내에 공개하는 게 핵심이다. 

이헌승 한국당 의원은 공시가격을 결정할 때 지난해 대비 변동률, 인근지역 등과의 형평성·특수성, 예측가능성 등 제반 사항을 의무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정부가 현실화율을 높이기 위해 공시가격을 급격히 인상할 때 따르는 부작용을 막자는 취지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해 대비 공시가격 변동률을 고려할 경우 실제 시세변동을 오히려 반영하지 못해 공시가격 형평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잠자는 법안…한국당은 중점법안 지정= 한국당은 20대 마지막 국회를 앞두고 해당 법안을 국민부담 경감 3법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번 국회에 꼭 통과시키겠다고 찍은 중점 법안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무분별한 공시지가 인상을 막고 국민의 세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공언했다. 

상임위원회에 계류중인 법안은 잠자고 있지만 논의는 현재 진행형이다. 관련 논의를 이어가다보면 국토부의 결정 권한을 분산시키는 데로 수렴한다. 정치권에선 표준지 공시지가 결정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간 감정평가사에게 권한을 더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것은 지자체이기 때문에 실거래 가격을 정확히 파악해 현실화하는 권한도 지자체에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국토부가 권한을 갖고 있더라도 지자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시지가는 실거래 가격으로 올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4월 발표한 '부동산가격공시제도의 현황과 정책과제'에서 현행 공시제도 개선책으로 공시업무 참여주체를 기관이 아닌 전문가 중심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산세 부과 등을 위해 매년 공시가격을 대량 평가하는 만큼 업무 효율성과 결과의 정확성을 위해 표준 부동산 평가와 개별 부동산 산정 방식을 통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공시주체인 국토부장관과 시장·군수·구청장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검증된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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